방시혁 하이브 의장(왼쪽), 민희진 어도어 대표. /뉴스1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4일 11시 12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하이브(352820)가 4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차환 발행을 추진하는 가운데 미래에셋증권(006800)이 다시 한번 발행주관사로 나섰다. 3년전 발행했던 CB가 투자자들에게 조기상환 청구를 당해 급전이 필요해진 하이브가 차환 발행을 추진하자 미래에셋증권을 비롯한 대형 증권사들이 경쟁적으로 발행 주관사가 되겠다고 나섰는데 결국 하이브가 미래에셋증권을 선택한 것이다.

CB는 주식 전환권을 보유한 채권인데 보통 증권사들은 회사측이 발행한 CB를 받아 제3자에게 다시 파는 셀다운을 한다. 미래에셋증권 등 다수의 증권사가 하이브 CB에 관심을 보인 것은 CB투자자들이 향후 하이브 주가 상승을 예상하고 투자에 나서려 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15일 이사회를 열고 4000억원의 4회차 무기명식 무이권부 무보증 사모 CB를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캐피탈을 대상으로 발행하기로 의결한다. 2021년 11월 발행된 3회차 CB의 투자자 99.95%가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기로 하면서다.

발행 당시 전환가액은 38만5500원이었는데 현재 주가는 17만원대여서 주식으로 전환하면 엄청난 손실이 예상돼 다수의 투자자가 풋옵션을 행사했다. 원금만 돌려받고 탈출하는 것이다. 이에 하이브는 원금 4000억원 중 약 3998억원을 조기상환일인 오는 11월 5일까지 투자자에게 돌려줘야 한다.

CB 발행 주관사 자격을 회득하기 위한 경쟁은 치열했다. 특히 한 대형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보다 훨씬 좋은 조건을 제시해 한때 하이브의 마음이 흔들렸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증권사는 CB 전환 가격 할증률을 미래에셋증권보다 훨씬 높은 수준으로 제안했다. 하지만 결국 하이브는 다시 한번 미래에셋증권의 손을 잡았다. 미래에셋증권은 3년 전 하이브의 3900억원 규모 CB 발행을 주관했고, 2400억원가량을 재매각(셀다운)한 뒤 현재는 1500억원 규모를 보유 중이다. 미래에셋증권 또한 나름대로 적잖은 손해를 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다음 달 발행될 CB의 투자자는 이미 충분히 확보된 상태”라며 “드라이파우더(투자 목적으로 모금됐지만, 실제 투자 집행은 이뤄지지 않은 자금) 소진이 필요한 사모펀드 운용사도 참여하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방탄소년단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라스베이거스' 공연. / 빅히트뮤직 제공

한편 증권가는 하이브의 향후 실적 개선과 주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가장 큰 호재는 내년 6월 BTS 멤버 중 입대가 가장 늦었던 지민과 정국이 모두 전역하면서 BTS 완전체 활동이 재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시장에서는 BTS 복귀 시 앨범과 공연 수익으로만 연간 최대 5607억원의 매출이 추가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이브의 팬 커뮤니티 플랫폼인 위버스가 올 연말 유료 구독 서비스로 전환하는 점도 새로운 수익원이 될 전망이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브의 주가를 억눌렀던 민희진 전 대표와의 갈등은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갈등이 길었던 만큼 이제 중요한 건 뉴진스의 향후 방향성보다 불확실성 해소 그 자체로, 어떤 결과든 주가에 긍정적”이라고 했다. 이어 “이제는 신인 아티스트 수익화 구간 진입 등으로 인해 다가올 실적 반등과 중장기 성장 동력에 집중할 때”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