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323410)에 대한 증권가 전망이 크게 나뉘고 있다. 현재 주가보다 낮은 가격을 목표주가로 제시하며 사실상 ‘매도’ 의견을 내놓은 증권사도 있는 반면, 목표주가를 상향한 증권사도 있어 투자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카카오뱅크 오피스. /카카오뱅크 제공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8일 이후 카카오뱅크 분석 리포트를 발간한 증권사는 모두 7곳이다. 이 중에서 4곳은 카카오뱅크의 8일 기준 종가(2만8000원)보다 낮은 목표가를 유지했다. 투자 의견도 ‘매도’, ‘중립’, ‘보유’ 등 소극적인 의견을 냈다. 이 중 한화투자증권이 낸 목표가가 2만원으로 가장 낮았고, 삼성증권이 2만3000원, 현대차증권과 대신증권이 각각 2만7000원의 기존 목표가를 유지했다.

반면 오히려 목표가를 상향하거나, ‘매수’ 의견과 함께 현재 주가보다 높은 목표가를 유지한 곳도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 실적 발표 후 목표가를 3만2000원에서 3만5000원으로 상향했다. 하나증권과 교보증권은 각각 3만5000원, 3만1500원 등 기존의 목표가를 유지했다.

증권사의 의견이 나뉘는 이유는 대출 증가율과 플랫폼사업 등 카카오뱅크의 성장성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가 순이자이익은 양호했지만, 비용이 늘어나고 연체율이 상승하며 본격적으로 건전성이 악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부동산 규제 완화 등 정책적 뒷받침과 기저 영향으로 부동산 대출은 다소 증가하겠지만, 이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면서 “성장률 전망치가 추가로 높아질 여지는 다소 제한적이며, 당장에 기업의 기초체력(펀더멘털) 개선 기대감이 높지 않다”고 평가했다.

반면 목표가를 상향한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려보단 기대에 더 힘을 실어야 한다”면서 “시장금리와 전반적인 경기 상황을 고려할 때 대출성장률이 늘 것이고, 이에 따라 마진과 건전성이 모두 상향 안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도 “올해 주택담보대출과 기업금융 성장이 예상되며, 플랫폼 부문에서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지속되고 있어 향후 성장성과 수익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중은행 계열 금융지주보다 높은 카카오뱅크의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결국 성장주로서 성장성을 얼마나 입증하는가가 중요하다”면서 “지난해 대출성장률과 플랫폼 수익이 모두 시장의 기대에 충분히 부합했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올해에는 작년보다 높은 성장을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28%(590억원) 넘게 늘어나면서 역대 최고인 263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매출액(1조6058억원)은 전년 대비 50.8%, 영업이익(3532억원)은 37.5% 늘었다. 카카오뱅크는 “기준금리 상승으로 인해 이자 이익이 늘었고, 주택담보대출 등 신상품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면서 “이와 함께 플랫폼·수수료 비즈니스도 성장해 지난해 연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자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