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 중인 에이프릴바이오의 투자 포인트는 희망 공모가 산출 과정, 상장 직후 대규모 유통물량 규모로 꼽힌다. 최근 제약·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점도 공모가 산정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에이프릴바이오는 13~14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 예측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19~20일 일반 청약을 거쳐 이달 28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예정이다. 총공모 주식 수는 162만주, 공모 예정가는 2만~2만3000원으로 총 공모 금액은 324억~373억원이다. 예상 시가총액은 2169억~2495억원이다. 대표 주관사는 NH증권이 맡았다.
에이프릴바이오는 신약개발의 기반인 원천 기술을 강조한다. 지난해 10월 덴마크 제약사 룬드벡에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APB-A1′을 기술을 이전했다. 계약 규모는 4억4800만 달러(약 5370억원)으로, 지난해 국내 비상장 바이오벤처 중 최대 규모다.
기술이전 성과가 확실한 바이오 기업의 상장에도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선 수요예측 흥행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종 투심이 위축된 상황에서 공모가 희망밴드가 고평가됐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어서다.
에이프릴바이오는 공모가격을 산정하기 위해 주가수익비율(PER) 지표를 활용했다. 비교그룹으로는 국내 4대 제약사를 선정했다. 에이프릴바이오의 2대주주 유한양행을 비롯해 녹십자, 동아에스티, 종근당 등이다. 이중 3곳은 지난해 매출액 1조원 이상을 기록한 기업이다. 반면 에이프릴바이오의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액은 243억원에 불과하다.
이어 미래 당기순이익을 가정해 공모가 희망밴드를 산정한 점도 고평가 근거로 꼽힌다. 에이프릴바이오는 오는 2024년 280억58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실현한다는 전제 하에 네 기업의 평균 PER 29.58배를 곱하고, 할인율 38.41~46.45%를 반영해 현재 희망 공모가를 제시했다. 에이프릴바이오는 올해 1분기 22억2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회사 측은 내년 역시 적자지속을 추정하고 있다.
오버행 부담도 우려 요소다. 에이프릴바이오의 상장 직후 유통 가능한 주식 수는 전체 상장 예정 주식 1084만8445주 중 41.59%(451만1328주)에 달한다. 스톡옵션 33만2500주 중 17만5000주 역시 즉시 행사 가능한 물량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보로노이, 루닛 등 최근 상장을 준비하는 제약·바이오 기업의 공모가가 모두 희망 밴드를 밑도는 가격에서 설정됐다”며 “기술이전 금액보다 시장 분위기가 공모가 가격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