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는 올해 40여 곳에 가까운 기업의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한다. 국내 증시에서 계속 거래될 수 있을지 아니면 증시에서 퇴출시킬지가 이달부터 순차적으로 결정되는 것이다. 비타민제 레모나로 유명한 경남제약의 계열사인 경남제약헬스케어와 한때 제2의 셀트리온(068270)으로 불렸던 신라젠(215600) 등이 대상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상장기업 중 올해 상장폐지 심사를 받는 곳은 38곳이다.
우선 가장 먼저 상장폐지 여부가 결정되는 곳은 화장품 제조 및 마스크 유통업체 스킨앤스킨(159910)이다. 스킨앤스킨의 주요 경영진은 회사 자금 150억원을 마스크 구매에 사용하는 것처럼 속여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자금은 옵티머스 사모펀드의 환매 중단을 막기 위한 펀드 돌려막기 용도로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코스닥 시장위원회는 늦어도 오는 11일까지 스킨앤스킨에 대한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할 회의를 열어 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다.
신라젠도 이달 중순 상장폐지 여부가 결정 나는 곳이다. 한국거래소는 오는 18일쯤 기업심사위원회(이하 기심위)를 열고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신라젠은 항암 치료제를 개발하는 회사로 문은상 전 대표이사 등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이용해 무자본 인수합병(M&A)으로 회사를 인수했다는 혐의로 지난해 재판에 넘겨졌다. 문 전 대표는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상태다.
거래소는 지난 2020년 5월 4일 시장 마감 후 신라젠의 거래를 정지했다. 이어 같은 해 6월 19일 신라젠을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올렸고 상장폐지 여부를 논의한 후 11월 30일 1년간의 경영 개선 기간을 부여했다. 2021년 11월 30일 경영 개선 기간이 끝나면서 신라젠은 거래소에 개선계획 이행 내역서, 개선계획 이행 결과에 대한 전문가의 확인서 등을 제출했다.
거래소는 이번 기심위에서 신라젠의 상장 유지 또는 폐지 여부를 결정한다. 다만 기심위가 상장폐지를 결정해도 신라젠이 이 결정에 대해 한 번의 이의 신청을 할 수 있다. 이의 신청을 하면 거래소는 다시 기심위의 상급 기관인 코스닥 시장위원회를 열어 최종 상장 폐지 여부를 결정한다.
신라젠 관계자는 “이번에는 반드시 거래를 재개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상장폐지 결정이 나면 이의신청을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20년 4월 경영진의 횡령 및 배임 혐의가 발각되며 상장폐지 실질 심사에 들어간 경남제약헬스케어도 상장폐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는 당시 주요 경영진 3명이 자기자본의 3.15%에 해당하는 13억6000만원 규모를 횡령했다.
이 외에도 전자 부품 제조업체 에이치엔티, 제약회사 코오롱티슈진(950160) 등도 올해 상장 폐지 여부가 결정된다.
한편 올해 상장폐지 여부가 결정되는 38곳의 기업들은 모두 코스닥 상장회사들이다. 코스닥 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규모가 작고 한 사람이 여러 가지 업무를 담당하다 보니 (배임이나 횡령) 사고가 자주 나고 상장폐지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