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된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의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코인 정리에 나섰다. 중대형 거래소로 꼽히는 ‘코인빗’도 코인 상장 폐지와 유의 종목 지정을 알렸다.

16일 암호화폐거래소 업계에 따르면 코인빗은 전날 밤 10시 2분 ‘가상자산 거래 지원 관련 안내’라는 제목의 공지에서 코인 8종의 거래 지원 종료와 28종의 유의종목 지정을 알렸다. 거래 지원을 종료한다는 건 코인의 상장을 폐지한다는 뜻이다.

종료 대상 코인은 렉스(LEX)·이오(IO)·판테온(PTO)·유피(UPT)·덱스(DEX)·프로토(PROTO)·덱스터(DXR)·넥스트(NET) 등 8개로, 오는 23일 오후 8시 모든 거래가 종료된다. 출금은 오는 29일 오후 8시까지 가능하다. 상장 폐지가 결정된 코인들 상당수가 이날 오전 24시간 전 대비 80% 넘게 급락했다. 메트로로드(MEL)·서베이블록(SBC) 등 28개 코인은 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들 코인에 대한 최종 거래 심사는 23일 진행된다.

서울 강남구 빗썸 강남센터 시세 전광판에 코인 시세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코인빗은 공지를 통해 “팀 역량 및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과 기술 역량 등 글로벌 유동성 등을 평가하는 내부 거래 지원 심사 기준에 충족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코인빗은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획득을 인증한 거래소 20곳 가운데 한 곳이다. 코인빗은 4월 21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으로부터 ISMS 인증을 취득했다. 최근에는 금융당국에 정식 가상자산거래소로 신고하기 위한 절차의 일환으로,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의 현장 컨설팅을 받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식 거래소 신고를 위한 준비 과정의 하나로 위험성이 큰 코인들을 정리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주요 거래소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잡(雜) 코인’ 정리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국내 1위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는 지난 11일 오후 5시 30분 “마로(MARO)·페이코인(PCI)·옵져버(OBSR)·솔브케어(SOLVE)·퀴즈톡(QTCON)의 원화 마켓(시장) 페어 제거를 안내해 드린다”고 공지했다. 해당 코인과 원화의 거래를 중단한다는 뜻이다. 업비트는 이와 함께 코인 25개를 ‘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