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물류 거인’ ESR켄달스퀘어리츠 성공을 지켜본 기관투자자들은 상장할 리츠에 물류센터를 편입한다고 하면 눈을 반짝거립니다. 상장 리츠를 준비하는 곳도 이를 의식해 물류센터 편입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입니다.”
지난해 상승장에서 소외됐던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들이 다시 주목을 받자, 올해 상장 예정인 리츠들은 최근 수익을 보장하는 자산으로 여겨지는 물류센터를 편입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증시 상승세가 꺾이고 배당주 투자심리가 살아나면서 리츠에 대한 긍정적인 분위기가 조성되자 리츠 운용사들은 리츠 상장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와 리츠 업계에 따르면 마스턴투자운용은 ‘마스턴프리미어리츠’의 기업공개(IPO)를 재추진하면서 올해 물류센터를 새롭게 편입해 몸집을 키우려고 하고 있다. 마스턴운용은 원래 편입하려던 오피스 리츠 자산인 프랑스 ‘크리스털파크빌딩’을 담은 펀드 수익증권 외에도 물류센터를 추가로 편입하는 것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앞서 마스턴운용은 지난해 7월 리츠 시장이 좋지 않자 일반 청약을 앞두고 상장계획을 철회했다.
NH리츠운용도 성남 분당스퀘어와 서울·수원 엠디엠타워, 이천 도지물류센터를 담은 ‘NH올원리츠’를 올해 3분기쯤 상장할 예정이다. 현재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 IPO)를 진행하고 있다. NH리츠 관계자는 “오피스에만 기초 자산이 치우치게 되면 시장 충격에 대비하지 못할 수 있으니 물류센터도 같이 편입해 다양한 분야에 투자하면서 리스크(위험)를 낮추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디앤디플랫폼리츠’에 대한 프리 IPO를 마무리한 SK디앤디도 리츠에 물류센터를 추가로 편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SK디앤디는 서울 문래동 사무용빌딩인 ‘영시티’와 일본 가나가와현 아마존물류센터를 담은 ‘이지스글로벌300호펀드’ 수익증권, 용인 소재 물류센터 ‘백암로지스틱스’를 담은 리츠 지분증권을 갖고 있는데, 여기에 추가로 물류센터를 새롭게 편입한다는 방향이다.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오는 8월 말에서 9월 초쯤 상장할 예정이다.
SK디앤디 관계자는 “앞으로 수익창출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물류센터를 기초자산으로 편입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며 “회사에서 국내에 총 17만평 물류센터를 개발하고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리츠 상장을 준비하는 회사들이 물류센터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지난해 물류센터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ESR켄달스퀘어리츠의 성공을 지켜봤기 때문이다.
한 리츠 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와 쿠팡으로 인해 물류센터가 주목받고 있던 차에 ESR켄달스퀘어리츠가 성공적으로 증시에 입성했고 주가가 계속 오르는 것을 보고 기관투자자들이 물류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라며 “기관투자자들이 먼저 ‘리츠에 물류센터가 편입돼 있느냐’고 묻기도 한다”고 말했다.
다른 리츠 업계 관계자도 “리츠는 원래 배당수익에 따라서 주식 가치가 인정받는 상품이지만, ESR켄달스퀘어리츠가 주가 상승으로 가시적인 상승을 보이자 물류센터 편입이 더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13개 상장리츠 중 가장 나중에 증시에 입성한 ESR켄달스퀘어리츠는 물류센터에 대한 투자 선호가 높아진 데다 주요 임차인인 쿠팡 상장 수혜 덕으로 리츠 중에 유일하게 주가가 꾸준히 상승했다. 공모가(5000원)와 비교하면 27일 기준(6640원)으로 32.8%가량 주가가 상승했다. ESR켄탈스퀘어리츠는 고양과 부천, 용인, 이천, 평택 등에 있는 물류센터 11개, 총 1조4000억원 규모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중 절반가량을 쿠팡이 임대하고 있다.
물류센터는 리츠 업계에서 점점 안전자산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김상진 한국리츠협회 연구위원은 “물류시설은 점점 상업용 부동산 업계에서 ‘안전자산’으로 분류돼 있다”며 “물류시설을 리츠에 편입하면 일단 리스크가 작다는 인식이 커져, 각 리츠 운용사들이 리츠에 물류센터를 편입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 이커머스(전자상거래)규모가 매년 20% 수준으로 커지고 있다”라며 “당분간 이커머스 시장 수요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물류센터 편입 선호도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