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4월 9일 13시 27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사모펀드(PEF) 업계가 도통 팔리지 않는 외식 프랜차이즈 매물을 들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상황은 더 안좋아질 가능성이 크다. 파는 사람과 물건 모두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어서다. 사모펀드와 프랜차이즈 사업에 대한 규제가 검토되고 있어 정권이 바뀌면 상황이 더 악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은 홈플러스 사태로 비판 여론을 받고 있는 MBK파트너스를 비롯한 사모펀드에 대한 규제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국민의힘 역시 홈플러스 사태를 계기로 사모펀드의 일부 행태에 대해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은 인정하는 상황이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영세 소상공인이 많은 프랜차이즈 업계에 대해 공청회 등을 통해 의견을 청취한 후 법제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사모펀드가 차익을 실현하는 것이 주목적인 만큼, 눈에 띄는 성과를 내기 위해 가맹점을 대상으로 갑질을 일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남근 의원은 “단기적 수익창출을 위해 사모펀드가 무리한 입점을 하고, 점주들에게 고가의 강매를 하는 등 문제가 많아 규제가 필요하다”고 했다. 금융위원회 역시 사모펀드 현황·문제·규제 필요성 등과 관련해 연구 용역을 진행 중이다.
사실 프랜차이즈는 사업 구조가 단순해 기업 밸류에이션 파악이 용이하고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좋다는 장점이 있어 사모펀드들의 주목을 받아 왔다. 가맹점 확장에 따라 비교적 쉽게 매출 성장을 기대할 수 있고, 현금 흐름이 예측 가능해 비용 절감 등이 용이하다. 현금 창출력도 우수해 코로나19 팬데믹을 전후로 사모펀드들의 인수가 줄을 이었었다.
주요 사모펀드는 대부분 외식 프랜차이즈를 보유하고 있다. MBK는 BHC 치킨·아웃백·창고43·큰맘할매순대국 등을 운영하는 외식기업 다이닝브랜즈그룹을 가지고 있다. 이외에도 ▲케이엘앤파트너스-맘스터치 ▲칼라일그룹-투썸플레이스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버거킹 ▲큐캐피탈·코스톤아시아-노랑통닭 등이 있다.
그러나 최근엔 위기다. 외식 트렌드 변화 주기가 짧아졌고, 경기 역시 침체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프랜차이즈 가맹점주가 소상공인인 경우가 많다 보니 규제 또한 점진적으로 심화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매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사모펀드들은 부랴부랴 엑시트(자금 회수)에 나서고 있지만 인수합병(M&A) 시장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
최근 공개적으로 매물로 나와 있다고 알려진 프랜차이즈는 상당수다. 하지만 대체로 진척되고 있는 사안이 없다. 최근 방송인 백종원 대표이사가 이끌고 있는 더본코리아(475560)가 치킨 프랜차이즈 노랑통닭 인수 보도에 대해 “검토한 것은 사실이지만, 논의가 중단됐다”고 밝혔고, ‘피자나라치킨공주’를 운영하는 리치빔은 지난해 SG PE가 2000억원에 인수하려다 딜(거래)이 무산된 바 있다.
오케스트라 프라이빗에쿼티(PE)는 KFC코리아 지분 100%를 매각하기 위해 매각 주관사로 삼일회계법인을 선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아직 본격적인 매각 계획이 없는 PEF도 향후 자금 회수 전략에 영향을 받을 수 있어 관련 동향을 팔로업하고 있다”면서 “MBK 때문에 국내 사모펀드들 발을 묶어놓게 되면 오히려 해외 사모펀드들이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을 독식할 가능성이 있어 우려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