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4월 1일 13시 08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한화(000880) 3형제가 지분 전량을 보유한 한화에너지가 상장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주관사 선정 작업에 참여했던 증권사들이 대체로 4조~5조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적어낸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한화에너지가 향후 공모가 기준 최소 3조원의 몸값은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보유 중인 계열사 지분의 가격에 몇 퍼센트(%)의 할인율을 적용할지, 꾸준히 흑자를 내고 있는 발전 사업 가치를 어떻게 평가할지에 따라 한화에너지의 최종 몸값이 정해질 전망이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너지는 지난달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주관사단을 꾸렸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이 대표 주관사가 됐으며 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공동 주관사로 이름을 올렸다.
한 증권사 IPO 담당 임원은 “일부 증권사가 8조원까지 적어내기도 했으나 대부분 4조~5조원 수준의 몸값을 제시했다”며 “할인율은 적용하더라도, 못해도 3조원은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IB 업계 관계자들은 한화에너지의 기업가치 산정 공식이 생각보다 간단명료하다고 말한다. 보유 중인 계열사들의 지분 가치를 반영해서 합산한 뒤 사업 가치를 더하면 되는데, 증권사별로 오차 범위가 좁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화에너지는 상장사인 ㈜한화 지분 8.62%와 한화시스템 지분 12.8%, 그 외에 비상장사 16개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비상장사 중에는 한화임팩트(지분율 52.07%), 대산그린에너지(49%), 그리고 HDC그룹과 지분을 나눠서 보유 중인 통영에코파워(39.5%) 등이 포함됐다.
한화에너지가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들 가운데 주식 가치가 가장 높은 회사는 단연 한화임팩트(옛 한화종합화학)다. 한화임팩트는 지난 2021년 한 차례 IPO를 추진했다가 무산된 바 있다.
증권사들은 한화임팩트의 순자산가치를 토대로 지분 가치를 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즉 기업가치가 장부가(청산가치)와 같다고 전제한다면, 지난해 말 한화임팩트의 기업가치는 순자산가치인 5조6569억원이었다고 추산할 수 있다. 한화에너지는 그 중 52.07%를 보유하고 있으므로 한화에너지가 가진 한화임팩트 지분 가치는 약 3조원에 육박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화시스템과 한화의 경우 상장사이기 때문에 지분 가치 계산 기준이 상대적으로 분명하다. 전날 주가 기준으로 한화에너지 몫의 한화시스템 지분(12.8%) 가치는 약 8100억원이며, ㈜한화 지분(8.62%) 가치는 2800억원이다.
비상장사 통영에코파워와 대산그린에너지의 지분 가치는 PBR 1배를 적용한다는 가정하에 각각 1175억원, 325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렇게 한화에너지가 보유한 계열사 지분 중 5개사 지분 가치만 모두 합쳐도 이미 4조원이 넘는다.
다만 보통 기업가치를 산정할 때는 회사가 보유 중인 상장주식 가격에 20~50%의 할인율을 적용한다. 비상장주식 가격에는 할인율을 적용하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따라서 ㈜한화, 한화시스템 지분 가치에 할인율을 얼마나 적용할지에 따라 한화에너지의 전체 몸값도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한화에너지의 경우 열병합발전 및 태양광 사업, LNG 사업 등을 통해 실제로 돈도 벌고 있어서 사업가치까지 몸값에 반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한화에너지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5조5851억원, 영업이익은 2106억원이었다. 회사는 2023년에도 215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한편 한화에너지와 ㈜한화의 합병 가능성이 최소한 당분간은 사라졌다는 점이 한화에너지 기업가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두고 봐야 한다는 시각이 있다. 전날 ㈜한화는 김승연 회장이 보유 중이던 지분을 김동관 부회장, 김동원 사장, 김동선 부사장에게 각각 4.86%, 3.23%, 3.23%씩 증여했다고 공시했다.
삼형제는 기존에 한화에너지를 통해 ㈜한화 지분을 들고 있었는데 이번 증여로 삼형제의 ㈜한화 지분율이 42.67%까지 높아지게 됐고, 이로써 경영권 승계가 완료됐다는 게 한화그룹 측 설명이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한화에너지가 상장한 후 ㈜한화와 합병하는 식으로 삼형제의 지주사 지분율을 높일 것으로 추측해 왔으며, 이를 위해서는 ㈜한화 주가를 낮추고 한화에너지 주가를 끌어올리는 게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