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코스 제공

이 기사는 2025년 3월 31일 16시 58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웰투시인베스트먼트가 화장품 생산 업체 엔코스의 경영권 인수를 추진 중이다. 당초 엔코스 대주주 측은 2대주주를 새로 맞고 상장하겠다는 방침이었는데, 인수 후보가 나타난 김에 경영권을 매각하는 방향으로 전환한 것이다.

매각 대상은 엔코스의 대주주 지분 30%를 제외한 나머지 30%와 재무적 투자자(FI)들의 지분 약 37%다. 전체 기업가치는 2000억원대 중반에서 정해질 것으로 알려졌다.

FI 중에서 지분율이 가장 높은 프랙시스는 지난해까지 조기 상환 조건 등을 놓고 엔코스와 법정 다툼을 벌이기도 했는데, 이번에 회사가 2000억원대 중반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웰투시에 매각된다면 8% 이상의 내부수익률(IRR)을 기록하며 8년 투자의 결실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웰투시는 최근 결성한 2호 블라인드 펀드를 활용해 엔코스 경영권을 인수하고자 가격 등을 놓고 협상 중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현재 MOU만 맺은 상태이며, 실사는 오늘(31일) 시작한 상황”이라며 “아직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엔코스는 지난 2009년 설립된 화장품 OEM·ODM 업체다. 지난해 매출액의 60% 이상이 스킨케어 분야에서 나왔으며, 하이드로겔 마스크팩 제조에 있어 역량을 가진 회사로 알려졌다.

현재 엔코스의 최대주주는 지분 61.02%를 보유한 홍성훈 대표다. 2대주주는 프랙시스캐피탈(21.54%)이며 타임폴리오자산운용(9.9%), LLH파트너스(5.16%)가 지분을 들고 있다.

양측은 전체 기업가치를 2000억원대 중반에서 정하기 위해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018년 프랙시스가 투자했을 당시 몸값(1400억원)보다 80% 높은 수준이다.

이번 경영권 매각은 프랙시스의 상환 요구에서 비롯된 것이다. 프랙시스는 2018년 상환전환우선주(RCPS) 형태로 엔코스에 300억원을 투자했다. 이후 엔코스가 약속한 시점까지 상장하지 못하자 프랙시스가 조기 상환을 요청했고, 양측은 이자율을 얼마로 정할지를 놓고 2년 반가량 법정 다툼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엔코스 측에서는 정해진 대로 6%의 복리를 적용해 상환하겠다고 했지만 프랙시스 측은 약속 위반에 따른 페널티 이자까지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결국 법원에서 정한 이율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한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양측이 주장하는 이자율의 중간 수준에서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약 8% 수준으로 추정한다.

엔코스는 지난해 프랙시스에 100억원을 상환했으며 나머지는 올해 안에 상환해야 한다. 아울러 엔코스는 최근 실적이 좋아서 생산능력(CAPA)을 증설해야 하는데, 이 때문에 프리IPO 투자를 받아서 상장하거나 경영권을 매각하는 방안을 놓고 저울질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프랙시스 입장에선 상환을 받든 경영권을 매각하든 연 IRR은 8~10% 수준으로 비슷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만약 엔코스가 기업가치 2500억원에 매각된다면 프랙시스는 8%가 넘는 IRR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