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3월 25일 17시 50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카카오(035720) 계열 골프 전문 업체 카카오VX가 경영권 매각을 추진 중인 가운데,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뮤렉스파트너스가 배타적 우협 기한이 7개월 지나도록 자금 모집을 완료하지 못하고 있다.
뮤렉스파트너스의 펀딩이 늦어지는 동안 시장에서 카카오VX의 몸값은 약 1500억원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기업가치 2500억원을 목표로 했으나, 매각이 지지부진한 동안 실적이 악화하며 투자 심리도 꺾인 모양새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뮤렉스파트너스는 카카오VX 인수 우협 자격으로 1400억원 가량을 모집하고 있다. 인수 대상은 최대주주 카카오게임즈가 보유한 지분 65% 중 50~55%, 재무적투자자(FI) 원아시아파트너스·스톤브릿지캐피탈이 갖고 있는 지분 전량(35%)이다.
뮤렉스파트너스는 카카오VX의 전체 기업가치를 2100억원으로 보고 있다. 그 중 300억~400억원을 카카오게임즈가 재출자해 지분 10~15%를 다시 확보하고, 나머지 1700억~1800억원 중 300억원을 KX그룹이, 100억원을 더시에나그룹이 출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KX그룹은 경기 여주 신라CC와 인천 영종도 클럽72, 경기 파주CC를 보유한 회사다. 시에나그룹은 이번에 카카오VX 인수에 참여해 카카오VX가 운영권을 가진 세라지오GC를 인수하려는 상황이다.
뮤렉스파트너스는 여전히 1300억~1400억원을 더 모집해야 한다. 1000억원가량을 인수금융으로 조달할 수 있다고 해도 400억원을 더 모아야 한다. 업계에 따르면 뮤렉스파트너스는 한때 야놀자로부터 400억원을 투자받는 방안을 추진하기도 했으나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시장에서 바라보는 카카오VX의 기업가치가 뮤렉스파트너스의 목표치에 한참 못 미친다는 것이다. IB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카카오VX 인수 참여 제안을 받았던 자산운용사 등 FI들은 현재 이 회사 몸값을 약 15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IB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초 뮤렉스파트너스가 처음 인수를 추진했을 때만 해도 카카오VX의 기업가치는 3000억원에 육박했다”며 “그러다가 2500억원으로 내려왔고, 지금은 2100억원에 펀딩을 추진 중이나 그 밸류에이션에 들어가려는 투자자는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게임즈가 뮤렉스파트너스에 이례적으로 긴 우협 기간을 부여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뮤렉스파트너스의 배타적 우협 기한은 이미 지난해 8월 말 종료됐다. 그러나 기한 내 펀딩을 완료하지 못하자 카카오VX가 기한을 계속해서 연장해 준 것으로 확인됐다.
카카오VX 입장에서 다른 선택지가 없었던 상황도 아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중견 사모펀드 A사가 코스닥 상장사와 손잡고 기업가치 2500억원에 카카오VX 인수를 추진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게임즈는 A사에도 우협 자격을 주면서 “다만 뮤렉스가 우선이니 기다리라”며 대기하도록 했고, 결국 A사의 인수 추진은 물거품이 됐다고 한다.
카카오VX의 실적이 나빠지고 있는 만큼, 시장에서는 경영권 매각이 무사히 완료될지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다. 지난해 카카오VX의 매출액은 1241억원, 당기순손실은 184억원이었다. 전년도 매출액(1463억원), 당기순손실(108억원)과 비교하면 상당히 악화한 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