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1월 26일 9시 44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가 SK그룹 계열사 티맵모빌리티로부터 서울공항리무진을 인수한다. 인수 금액은 580억원으로 정해졌다.
SK 측은 서울공항리무진과 함께 인수했던 ‘공항리무진’도 묶어서 매각하길 원했으나, 이는 이루지 못했다. 대부분의 노선이 서울 강남의 업무지구와 주요 상권을 관통하는 서울공항리무진과 달리 강남권을 지나는 노선이 별로 없는 공항리무진은 스틱이 보기에 매력적인 매물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해석한다. 아울러 공항리무진의 경우 매각 대상이 경영권 지분이 아닌 소수지분이라는 점도 이번 거래 대상에서 빠지게 된 요인으로 보인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스틱은 서울공항리무진 지분 100%를 580억원에 인수하기로 하고 빠르면 2월 말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키로 했다.
티맵모빌리티는 지난 2022년 서울공항리무진 지분 전량을 650억원에, 공항리무진 지분 40%를 531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두 회사는 코로나19 팬데믹 국면에서 적자를 내기도 했으나 이듬해 공항버스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며 흑자 전환했다. 2023년 서울공항리무진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31억2000만원, 6억6000만원이었다. 같은 기간 공항리무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617억원, 19억5000만원이었다.
이번에 서울공항리무진의 매각가는 티맵모빌리티가 인수했던 가격(650억원)에 못 미친다. 다만 배당을 받으면 매각가(580억원)에 더해 600억원이 조금 넘는 돈을 회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도 20억~30억원 수준의 배당금을 받아 간 바 있다.
스틱은 서울공항리무진 인수에 블라인드펀드와 프로젝트펀드를 함께 동원할 방침이다. 현재 프로젝트펀드의 출자자(LP)를 모집하고 있다.
그동안 업계 일각에서는 티맵모빌리티가 서울공항리무진뿐 아니라 공항리무진 지분도 함께 매각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이번에 서울공항리무진만 팔고 나면 공항리무진 지분의 상품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공항리무진의 경우 티맵이 지분을 40%만 들고 있어, 창업자 권영찬 대표(56%)에 이어 2대주주에 머물고 있다. SK그룹 입장에선 공항리무진 지분을 서울공항리무진에 묶어서 지금 함께 팔지 않으면 다음을 기약하기 어려운 상황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스틱 입장에서 서울공항리무진만 인수한 게 당연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두 회사의 ‘상품성’을 가르는 가장 큰 요인은 강남 노선이다.
서울공항리무진의 경우 7개 노선이 대부분 강남 업무지구 및 주요 상권을 지난다. 일례로 잠실새내역과 인천국제공항을 잇는 6006번은 삼성동 코엑스와 압구정역 등을 지난다. 대치동과 공항을 잇는 노선은 도곡역, 강남역, 양재역, 신논현역 등을 지나며 역삼역 노선 역시 강남역, 교대역, 반포, 강남고속버스터미널 등을 지난다.
반면 공항리무진은 22개 노선 가운데 강남권을 지나는 노선이 4개뿐이다. 그나마도 그 중 2개 노선은 고속버스터미널에서 흑석동, 염창동 등 주거 지역만 거치고 바로 인천공항으로 가는 노선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SK 입장에선 공항리무진을 함께 팔지 못한 게 아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지난해 (JS PE와의) 통매각 협상이 결렬되며 자금을 빨리 회수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터라, 마땅한 대안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