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정서희

이 기사는 2025년 1월 20일 15시 56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아워홈 경영권 인수를 추진 중인 한화그룹 3남 김동선 부사장이 이미 지난해 아워홈 전국 모든 공장·물류센터를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만큼 아워홈 인수에 대한 김 부사장의 의지가 강하다는 얘기다.

한화그룹은 아워홈을 인수한다면 여러 측면에서 사업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뿐 아니라 이번 인수에 참여하는 한화비전과도 협력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일 투자은행(IB) 및 유통 업계에 따르면, 김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전국에 있는 아워홈 사업장 23개를 직접 방문해 현장 실사에 함께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워홈은 현재 경기 안산·용인, 충북 음성·제천, 충남 계룡, 경북 구미, 경남 양산에 총 9개 공장을 두고 있다.

김 부사장은 전국 14개 물류센터도 직접 방문했다고 한다. 아워홈 물류센터는 경기 안산·용인·광주(동서울), 충북 음성·제천·청원, 충남 계룡, 경북 구미, 경남 양산, 광주, 제주에 골고루 분포돼 있다.

회사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물류센터가 특성상 여기저기 분산돼 있어, 김 부사장이 거의 전국 투어에 가까운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안다”며 “그 외에도 10여개 급식업장을 찾아서 일일이 시식해 보며 실사했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이 방문한 아워홈 급식업장에는 서울 역삼동 GS타워, 여의도 LG트윈타워, 경기 용인 세브란스병원, 판교 스마일게이트 본사 등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 부사장이 아워홈 업장을 찾아 실사한 작년 11월은 한화 측이 구지은 전 부회장 측에 최종적으로 우선매수권 행사 기회를 줬다고 주장하는 시기와 맞물린다. 한화 측은 지난해 9~11월 수차례에 걸쳐 구 전 부회장에게 우선매수권 행사 기회를 부여했으며, 이제는 효력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구 전 부회장 측은 제대로 된 우선매수권 행사 절차가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고 반박해 왔다.

업계에서는 이번 아워홈 인수에 대한 김 부사장의 의지가 강하다고 말한다. 일각에선 한화가 책정한 1조5000억원의 기업가치가 너무 높은 게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지만, 인수 후 한화 계열사와의 협업을 통해 충분히 그 이상의 가치를 창출해 낼 자신이 있다는 것이다.

우선 아워홈의 식자재 유통망을 한화 그룹 계열사들이 활용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게 한화 측 입장이다. 한화갤러리아가 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를 국내에 들여오고 아이스크림 담당 자회사를 설립하는 등 식음료 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만큼, 아워홈을 통해 식자재를 공급받아 비용 측면에서 이점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3000억원 안팎의 인수 자금을 대기로 한 김 부사장 측 계열사 한화비전도 아워홈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한화에서는 기대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예를 들어 사업장 내 동선이 비효율적이라면 근로자가 이동해야 하는 거리가 길겠지만, 자동화를 통해 동선을 최적화하면 절반만 이동해도 된다”며 “한화비전의 솔루션 사업부가 이 같은 노동 생산성 증대 및 재고·물류의 효율성 제고를 실현해 마진율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한화가 아워홈을 인수할 시 LG그룹에서 나오는 캡티브(계열사 내부 시장) 물량이 빠지겠지만 한화그룹의 물량이 빈자리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화 계열사들이 사업장에서 아워홈을 이용함으로써 또 다른 캡티브 마켓을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