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집진기. /리트코 홈페이지 캡처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6일 16시 34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국내 유일의 양방향 미세먼지 집진기 제조사 리트코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지난 2021년 유암코와 IBK투자증권이 공동으로 조성한 블라인드 펀드를 통해 사전적 구조조정에 투자를 진행한 지 3년 만이다. 이 기간 리트코의 당기순손실은 116억원에서 174억원으로 도리어 늘었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리트코의 매각주관사 삼일회계법인은 제3자 배정 방식 유상증자로 외부 자본 유치를 추진한다. 매각 측은 오는 27일까지 인수의향서(LOI)를 받은 뒤 실사를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매각 측은 일반적인 경영권 지분 매각 방식처럼 기존 주주의 구주를 매각하는 대신 신주를 발행하는 방향으로 구조를 설계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주주의 지분을 매각하게 되면 매매 대금이 주주 측으로 유입되기 때문이다. 새 주인은 회사로 들어온 매매 대금으로 리트코의 빚을 변제하는 등 기업 정상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1995년에 설립된 리트코는 지난 2014년 지하철 본선 터널 및 역사 환기구 내 미세먼지 저감설비인 양방향 전기접진기를 국내 최초로 개발한 업체다. 터널용 환기시스템 사업을 진행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하철 환기구 미세먼지 저감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유암코와 IBK투자증권을 포함해 다수의 재무적 투자자(FI)는 리트코의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시장이 점차 커질 것으로 보고 투자를 단행했다. 환경부가 지하철 초미세먼지 농도를 낮추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리트코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한 것이다.

현재 리트코의 최대주주는 지분 42.88%를 보유한 ‘유암코아이비케이금융그룹 기업재무안정 사모투자 합자회사’다. 국내 벤처캐피털(VC) 인터베스트가 15.77%, 사모펀드(PEF) 운용사 베어스톤파트너스와 그루투자파트너스가 각각 12.24%, 10.26%를 보유 중이다. 투자자들은 당초 상환전환우선주(RCPS)와 전환사채(CB) 등에 투자했다가 보통주로 전환한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GTX 노선 착공 등 주요 민간투자사업(SOC) 사업 확대가 예정된 만큼 미세먼지 저감 기술을 가진 리트코의 수주가 활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경영 실적이 지속적으로 악화하는 점은 이번 매각 절차의 악재로 꼽힌다. 유암코가 투자한 2021년 리트코의 매출액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857억원, 116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2년 만인 지난해에는 17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IB 업계 관계자는 “환경부 등 정부가 미세먼지 저감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만큼 관련 수주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당기순손실 대부분이 이자 비용인 만큼 새로 투입되는 자금으로 대출을 털어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올해 7월 기준 리트코의 유동부채는 587억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