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339770) 주가가 실적 개선에 급등하면서 상장을 준비 중인 더본코리아도 웃게 됐다. 더본코리아는 교촌에프앤비를 비교기업으로 삼아 몸값을 산정할 예정이어서, 교촌에프앤비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 수준) 배수가 높아지면 4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정당화하는 데 힘을 얻게 된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더본코리아 상장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교촌에프앤비와 풀무원(017810), 대상(001680)을 비교기업으로 삼고 유가증권(코스피)시장 상장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달 29일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한 상태다. 더본코리아는 세 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 평균치를 자사에 적용해 기업가치와 공모가를 정할 방침이다.
교촌에프앤비는 더본코리아가 목표로 삼은 기업가치를 정당화해줄 것으로 보인다. 작년 당기순이익 128억원과 현재 시가총액 2600억원을 토대로 계산한 교촌에프앤비의 PER이 약 20배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를 그대로 더본코리아(작년 당기순이익 209억원)에 적용한다면, 기업가치(할인율 적용 전)가 4200억원을 기록하게 된다. 더본코리아가 목표로 삼은 기업가치와 비슷한 수준이다.
교촌에프앤비는 올해 1분기 실적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개선되며 주가가 급등했다.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45억원) 대비 73% 증가한 78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가장 좋은 실적을 냈고, 주가는 최근 한 달 만에 22% 오른 상태다.
1분기 순이익이 급증했기 때문에 만약 올해 실적과 현 주가를 기준으로 밸류에이션을 계산한다면 PER 배수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 PER은 시가총액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값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본코리아가 교촌에프앤비의 작년 당기순이익을 적용한다면, PER 20배의 높은 밸류에이션을 얻어낼 수 있다. 실제로 최근 PER을 기반으로 상장을 추진 중인 기업 중 상당수가 지난해 온기 실적을 바탕으로 기업가치를 산정하고 있다.
다른 두 비교기업이 더본코리아의 기업가치를 정당화해 주기에 부족하다는 점에서 교촌에프앤비의 주가 상승은 더욱 반가운 일이다. 대상의 현 주가 기준 PER은 14배로, 이를 더본코리아에 적용하면 기업가치가 2900억원 밖에 안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풀무원은 반대로 PER이 40배 이상으로 지나치게 높아서 비교기업 선정에 대한 적정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한편 더본코리아는 방송 활동으로도 인지도가 높은 백종원 대표가 1994년 설립한 회사다. 한신포차, 새마을식당, 빽다방, 역전우동 등 25개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백 대표가 지분 76.69%를, 강석원 부사장이 21.09%를 보유하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지난 2018년에도 한 차례 상장을 추진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보류한 바 있다.
더본코리아는 이번에 구주 매출 없이 전량 신주를 발행해 공모에 나설 계획이다. 총 200만주를 공모한다. 구주 매출이 없는 것은 일반적으로 투자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