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자율주행차에서 출발한 모빌리티 혁명이 ‘하늘을 나는 자동차’로 알려진 UAM(Urban Air Mobility·도심항공교통) 관련 산업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정부가 UAM 사업을 향후 주요 미래 혁신사업으로 선정하면서 관련주도 상승 기류를 타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UAM 관련주로 꼽히는 하이즈항공(221840)은 지난 20일 전 거래일보다 120원(4.21%) 오른 29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하이즈항공은 오전 장중 한때 23.7%까지 오르기도 했다. 보잉 1차 협력사로 알려진 항공부품업체 하이즈항공은 윤석열 정부의 항공·우주산업 육성 정책 기대감에 주가가 상승세다. 하이즈항공은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에 드론 관련 복합재 부품을 공급 중이다. 또 지자체, 군, LIG넥스원과는 UAM 협의체를 구성하고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이다.
또 UAM 관련주로 꼽히는 네온테크(306620)도 전 거래일보다 245원(7.77%) 오른 3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274090)는 전일보다 3.27%, 퍼스텍(010820) 1.31%, 모트렉스(118990)는 0.31% 등도 소폭 상승세였다. 네온테크는 드론 핵심기술 특허 4건을 보유하고 있다. 네온테크의 드론 사업부는 산업용 드론시장 선점을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해왔으며 드론 핵심기술인 멀티드론, 자동비행,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S/W) 설계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UAM 관련주의 상승 배경은 국토교통부가 모빌리티 혁신 로드맵을 발표했다는 소식 이후 관련주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2025년에 UAM 서비스를 최초로 상용화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2023년터는 전남 고흥에서 기체 및 통신체계 안전성 등을 검증하고 2024년에는 도심지와 공항 간 운행 등 실증사업을 추진한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UAM 시장은 오는 2024년 1770조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UAM은 저소음, 친환경 동력 기반의 수직 이·착륙을 위한 교통시스템이다. 이른바 ‘플라잉카’, ‘에어택시’, ‘드론택시’라고도 하며 도심속에서 사람과 화물을 지상이 아닌 항공으로 운송하는 모빌리티다. 항속거리가 짧은 UAM에는 리튬이온 배터리 방식, 200㎞ 이상을 비행하는 지역 간 항공교통에는 수소연료전지와 배터리를 혼합하는 기술 등이 적용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UAM이 수백 ㎞ 이상을 비행할 수 없는 가장 큰 원인은 동력원인 배터리의 한계 때문이다. 배터리 탑재량이 늘어나면 무게가 늘어나면서 오히려 비행거리가 줄어드는 문제가 생긴다. RAM에는 배터리에 수소연료전지를 혼합하는 방식이 적용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하면 배터리보다 가벼운 수소탱크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비행거리를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KARI)에 따르면 UAM의 서울시내 평균이동시간은 자동차 대비 약 76% 단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부는 에어택시 일일 이용객수가 오는 2025년 29명에서 2030년 8445명, 2035년 14만5953명이 되고, 2040년 시장규모는 13조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토부가 구체적 상용화 목표를 밝히면서 관련주들이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투자자들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한 개인투자자는 “UAM의 경우 정부에서 밀고 있는 사업 영역이라서 기대감이 높다”면서 주식 투자 이유를 밝혔다.
국토부의 한국형 UAM 실증사업에는 총 51곳이 출사표를 냈다. 국내 UAM 사업 대표주자는 현대차(005380)다. 현대차그룹은 이동 공간을 하늘로 확장하는 항공 모빌리티의 대중화 기반도 다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 AAM 상용화 목표를 위해 차질 없이 준비 중이다. AAM은 기존 개념인 UAM(도심항공모빌리티)에서 한발 나아가 RAM(지역항공모빌리티)까지 포괄하는 단어다. 현대차는 UAM 협력체도 꾸렸다. 이 컨소시엄에는 KT, 대한항공, 현대건설, 인천공항공사 등이 참여했다.
SK텔레콤도 한국공항공사, 한화시스템, 한국기상산업기술원, 한국국토정보공사와 함께 실증 사업에 참여한다. LG유플러스는 파블로항공, 카카오모빌리티, 제주항공, GS칼텍스, GS건설, 버티컬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를 신청했다.
롯데렌탈은 롯데건설, 롯데정보통신, 민트에어, 모비우스에너지와 컨소시엄을 결성했다. 또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를 중심으로 한 켄코아컨소시엄은 대우건설과 무인 항공기 회사인 아스트로엑스 등이 참여한다. 한화시스템도 에어택시 ‘버터플라이’를 개발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UAM 수혜주 종목 투자에는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디스플레이 제조장비 전문기업 베셀은 코스닥 시장에서 UAM 종목 관련주로 꼽히며 지난 5월 국토부 발표 당시 한달새 주가가 100% 이상 급등한 바 있다. 이 시기 52주 최고가인 1만14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주가가 급락했고 20일 종가 기준 주가는 5030원까지 하락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도심 빌딩 사이를 비행하는 UAM에 대한 미래 성장 가능성에 투자하고 싶은 개인투자자들의 기대감을 타고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급등했다”면서 “UAM 사업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며, 유행을 좇아 단기 투자를 통해 수익을 보려고 욕심을 내면 자칫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UAM 상용화까지 갈 길이 멀다는 점도 투자에서 유의해야 할 점이다. 임상국 KB증권 연구원은 “UAM 상용화를 위해서는 버티포트, 기체 인증체계 등 제반 시스템,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다. 특히 중요한 인증체계 마련이 급선무”라면서 “항공기를 개발해도 안전하다는 정부의 인증이 필요하지만, 아직 국내는 준비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서울 상공은 항공안전법에 따른 항로 규정이 정해져 있고 수도권은 비행금지구역으로 국방부 허가가 필요하다”면서 “이처럼 UAM 발전을 위해서는 항공기 개발뿐 만 아니라 인증, 규정, 제도 마련 등이 뒷받침 되어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