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연합뉴스

금융감독원이 생성형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을 직접 개발하고 업무에 도입했다. 금감원이 업무용으로 생성형 AI 프로그램을 공식 채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감원은 올해 상반기 중 프로그램 성능을 개선하고 직원들의 업무 활용도 향상을 목표로 내걸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달 25일부터 내부망 업무포털에 생성형 AI 프로그램 ‘챗(chat)fss’를 탑재했다. fss는 금감원의 영문 명칭인 Financial Supervisory Service의 줄임말이다. 챗fss는 금감원 직원들이 직접 개발한 자체 프로그램이다. 금감원은 메타의 오픈소스 코드인 라마3를 기반으로 챗fss를 만들었다.

금감원의 생성형 AI 프로그램 공식 도입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금감원 직원들은 민간 기업의 생성형 AI를 업무에 활용하지 못했다. 금감원 직원들의 업무용 PC는 내부망과 외부망(일반 인터넷)에 동시에 연결돼 있다. 그러나 외부망에 접속한다고 모든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금감원은 업무용 PC를 통한 챗GPT 혹은 딥시크 등 민간 기업의 생성형 AI 사이트 접속을 전부 차단했다. 민간의 생성형 AI 서비스를 이용하면 이용자가 입력한 데이터는 서비스 제공자의 클라우드에 공유된다. 이 때문에 금감원은 금융사 감독·검사 업무 내용 등 민감한 정보 유출을 우려해 생성형 AI 접근을 막아 놓았다.

민간에서 생성형 AI 이용 사례가 늘어나자 금감원은 업무용 AI 이용 방안을 고민했고, 민간 AI를 이용할 순 없어서 자체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현재 챗fss는 테스트 버전으로 금감원 내부망에 저장된 자료 검색, 자료 요약, 외국어 번역, 일정 관리 등의 기능을 지원한다. 이용자는 민간 AI를 이용하듯 텍스트 입력을 통해 챗fss에 업무 지시를 내릴 수 있다. 챗fss의 전반적인 인터페이스(UI)도 민간 기업의 생성형 AI와 비슷하다.

금감원을 올해 상반기 중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새로 마련하고 챗fss 성능을 개선할 계획이다. 챗fss 현재 버전은 일반 소비자들이 쓰는 가정용 GPU를 이용해 개발됐다. 고품질의 생성형 AI를 만들려면 AI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특수 GPU가 필요하다. 금감원은 올해 GPU 구입에 1억8000만원 예산을 배정했으며 구매 입찰 과정을 밟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문서 초안을 작성하고 금융 감독·검사 업무 관련 전문 지식을 알려주는 정도의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목표다”며 “직원들 업무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프로그램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상반기 중 GPU 구입 후에 인력과 시간을 더 투입해 챗fss의 성능을 끌어올리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