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재개가 6일 앞으로 다가왔다. 코스피200과 코스피150 종목은 17개월 만, 전 종목에 대한 재개는 약 5년 만이다. 공매도 재개가 다가오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긴장감이 맴돈다. 주식 거래가 늘어나 증시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주가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걱정이 공존하고 있다.
공매도가 재개된다고 해도 코스피·코스닥지수에 어떤 특정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단정하기에는 어렵다. 과거 공매도 재개 사례를 살펴보더라도 지수 방향성이 일관성 있게 나타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국내 증시가 일시적 등락은 보이겠지만,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이 들어오며 시장 유동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낮은 코스피 밸류에이션(평가 가치)과 가격 메리트를 감안할 때 공매도가 재개될 경우 수급 변화에 따른 단기 등락은 있을 것”이라면서도 “외국인 순매수를 중심으로 코스피지수가 추가적인 레벨업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어 “롱숏 전략을 운용하는 기관투자자들은 롱과 숏 등 총 포지션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아 시장에 참여하는 전체 외국인 투자자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도 덧붙였다.
그렇다면 공매도가 시작되기 전에 어떤 점을 살펴야 할까. 증권가에 따르면 우선 대차잔고금액과 주가 변화를 잘 지켜볼 필요가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공매도 시행 전에는 주식 대차를 위한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주식을 빌려주는 주체의 선제적 매수는 주가를 빠르게 올릴 수 있다. 앞으로 일주일은 주가가 오르는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차잔고 비율도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김대준 연구원은 “과거 경험상 상장주식 대비 대차잔고 비율이 3%보다 높으면 대차한 주식이 공매도 물량으로 전환될 확률이 높아진다”며 “만약 대차잔고 비율이 5%를 상회하는데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이 시장보다 낮거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시장 평균보다 현저히 높다면 경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 이같은 상황에 해당한다면 공매도 시행 전에 선제 매도를 통해 수익률을 확정하는 것도 유리한 전술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높은 밸류에이션이나 단기적인 이슈로 많이 올랐던 종목은 공매도의 표적이 될 수 있고 하락 폭도 크게 나타날 수 있어 현재 상황에서는 투자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
공매도가 시작된 이후에는 무엇을 살펴봐야 할까. 안전지대로 분류되는 업종의 비중은 높이고, 위험지대의 종목은 축소해 대응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온다. 대신증권에서는 펀더멘탈 기반의 저평가된 낙폭과대 업종을 안전지대라 분류했다. 반도체, 자동차, 2차전지, 디스플레이, 소매, 유틸리티 등이 여기에 속한다. 반면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고 대차잔고 비중이 높거나 큰 폭으로 증가한 업종을 위험지대로 분류했다. 상사·자본재(방산), 조선, 기계, IT가전, 화학, 건강관리 등이다.
이경민 연구원은 “공매도 재개 전후로 기계, 조선, IT가전, 소프트웨어, 미디어·교육, IT하드웨어 업종 비중을 줄이고 반도체, 자동차, 철강 업종 비중은 늘리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제시했다.
대차잔고가 빠르게 늘었던 종목은 업종에 관계없이 향후 한 달 동안 주가가 흔들릴 수 있다. 그렇지만 오히려 가격이 싸졌을 때 저가 매수를 시도하는 중장기 전략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김대준 연구원은 “지금처럼 저성장이 만연한 환경에서는 성장 가능성만 보여줄 수 있다면 자금 유입을 유도할 수 있다. 특히 이런 종목은 공매도 물량이 나오더라도 주가 상승이 멈추지 않아 숏 스퀴즈(Short squeez)가 촉발될 가능성도 있다”며 “즉, 장기 성장 가능성이 있다면 공매도 압력이 발생해도 매입단가를 낮추며 비중을 늘리는 전략도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