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는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두 배로 뛰었다. 동유럽과 중동으로 수출이 늘어나면서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수주 잔고도 수십조원에 달하지만, 그동안 주가 상승률은 지나치게 가파르다.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 등 조선업종도 마찬가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조선사를 콕 집어 협력을 얘기했고 실제로 수주가 늘어나면서 실적 개선이 기대되지만 지금 주가는 너무 높은 수준이다. 1년 전 17만원이던 주가가 현재 90만원 수준으로 오른 삼양식품(003230)은 말할 것도 없다.
게다가 주가는 사업 전망과 실적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주가가 급등하면 번 돈을 손에 쥐고 싶은 투자자들이 많아진다. 이들이 주식을 팔고 나간다면 주가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주가가 신나게 오를 땐 모른다. 급등장에는 반드시 조정이 따른다는 것을.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비판, 그리고 정부가 내놓은 대책으로 그 운동장이 정말 평평해졌느냐는 우려가 여전하지만 주가가 영원히 오를 것만 같은 환상을 조정해 주는 게 바로 공매도다. 다음달 31일부터 공매도가 재개된다.
그동안 주가가 너무 많이 올라 비싸진 종목이 공매도의 타깃이 될 것이다. LS증권은 공매도의 타깃이 될 종목을 꼽았다. 삼양식품, 두산(000150), LS ELECTRIC,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삼천당제약, 네이처셀, SKC, 더존비즈온, 유한양행, 고려아연, 이수페타시스, 경동나비엔, SK하이닉스, 삼성중공업, 삼성화재, HD현대미포, DN오토모티브, 현대엘리베이터, 한화, HD한국조선해양 등이다.
해당 종목을 보유하고 있다면 공매도가 재개되기 전 매도를 고려하는 게 좋은 투자전략이라는 조언이다. 관세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트럼프가 연방정부 예산 축소를 시사하면서 최근 급등한 종목이 20일 조정을 받았는데, 저가 매수 기회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다만 금지된 공매도가 다시 시작되기 전 주가가 급등한 종목을 정리하기만 한다면 그 투자 전략은 반쪽짜리에 불과하다. 공매도가 시작되면 분명 조정받는 종목들이 있겠지만, 주식시장에 나타날 긍정적인 영향도 기대된다.
당장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 정다운 LS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 기간 줄었던 외국인의 시장 참여가 다시 회복될 것”이라며 “이는 과거 세 차례 공매도 금지 후 재개 시점에서 모두 확인된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