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투척이 예상했던 수준인데도 시장은 요동치고 있다. 우리나라 경기 사이클이 작년 하반기부터 수축 사이클로 전환한 사실과 맞물리기 때문일 것이다. 관세와 보복 관세 공방전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김경훈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수축 기조가 최소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판단한다”며 “이는 곧 국내 증시의 상방을 제한할 수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올해도 희망은 미국 증시뿐이라는 건데, 문제는 글로벌 관세 전쟁이 미국 시장의 변동성도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3일(현지시각)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5.17% 추락했다.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전 캐나다 재무장관이 “미국이 캐나다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면 테슬라 전기차에 100% 보복 관세를 물려야 한다”고 주장한 여파다.
이런 식의 기싸움과 그 기싸움에 따른 주가 변화는 당분간 미국 증시에서도 반복될 것이다. 오매불망 미국 증시만 쳐다보는 서학개미로선 달갑지 않은 전개다. 그렇다고 매력 없는 국내 증시에는 돌아가기 싫다면, 어떤 선택을 하는 게 합리적일까.
투자 판단은 각자의 몫이지만, 요즘 같은 분위기에선 주식과 채권을 함께 묶은 채권혼합형 상품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상승장에서는 개별 종목의 성장 수혜가 있고, 하락장에서는 안전자산인 채권으로 수익률을 방어할 수 있어서다. 예컨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인 ‘TIGER 테슬라채권혼합Fn’에 투자한 이는 오늘 같은 날 마음이 덜 아팠을 것이다. 이 ETF는 30%는 테슬라 주식에, 나머지 70%는 국내 채권에 투자해 하락장 방어력을 높인 것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 출시한 ‘ACE 엔비디아채권혼합블룸버그’는 미국 엔비디아 주식과 채권을 섞은 ETF다. 최근 퇴직연금 시장이 빠르게 크고 있는데, 이런 혼합형 상품은 해외주식 직접투자가 제한된 퇴직연금 계좌에서도 요긴하게 쓰인다. 단일 종목에 대한 확신이 약해질 땐, 섞는 게 효과적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