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 이하 문체부)가 국내 축구장 잔디를 전수조사에 나선다.

문체부는 27일 "최근 선수들의 경기력에 영향을 끼쳐 논란이 된 축구장의 잔디 관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프로축구연맹(이하 연맹)과 함께 K리그 경기가 열리는 축구장 총 27곳의 잔디 상태를 전수조사한다"고 밝혔다.

국내 축구장 잔디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었다.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33, 토트넘)까지 지난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8차전 요르단과 1-1로 비긴 후 이 문제를 거론했다.

손흥민은 "저희는 더 잘할 수 있다. 홈에서 하는데 (잔디가) 저희 발목을 잡으면 '어디서 (홈)이점을 누려야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많은 분들이 분명히 핑계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축구는 이런 작은 디테일로 승부가 결정 난다. 저희한테는 너무나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 부분들을 다 같이 좀 신경 써주셨으면 좋겠다. 축구 선수들이 자신들의 플레이를 다 못 펼치는 것 자체가 좀 속상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재성(33, 마인츠) 역시 "오만전 끝나고도 잔디 얘기했는데, 이번에도 (잔디 상태에 대해) 아쉬움이 있다"면서 "선수들이 못해서 결과를 못 낸 건 맞지만, 환경적인 부분에서도 좀 도와줬으면 좋겠다. 우리 선수들 평소에 좋은 환경에서 뛰다 보니 그런 기대(한국 잔디도 좋지 않을까)가 있다. (기대한 부분이) 채워지지 않으면 아쉬움이 남는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문체부와 연맹은 연맹 내에 잔디관리 전담부서를 특별히 신설해 일본 등 선진사례 조사에 착수했다. 4월부터 K리그 경기장을 조사해 상반기 중 잔디 상태 문제점과 원인을 분석하고, 경기장별 맞춤형 개선 방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특히 경기장의 특성과 기후 조건 등을 고려해 노후화된 잔디 교체와 인조 잔디 품질 개선, 열선 및 배수시설 관리 등 실질적인 개선 방안을 도출하고, 장기적인 잔디 유지·관리 지침 마련과 현장 점검 강화 등을 제안할 계획이다.

또한 문체부는 올해부터 공공체육시설 개·보수 지원 공모사업을 통해 지자체와 함께 축구장 잔디 교체 등 경기장 개선을 적극 지원하고, 추후 전수조사 대상 경기장을 확대할 예정이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경기장의 잔디 상태는 선수들의 경기력뿐만 아니라 부상 방지, 팬들의 관람 만족도 등 경기의 전체적인 품질과도 직결된다"면서 "이번 조사를 통해 경기장의 잔디 상태를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도출하고, 연맹과 구단, 경기장 운영 주체 등과의 협력·소통을 강화해 지속적인 관리 체계를 마련하겠다"라고 설명했다.

/letmeout@osen.co.kr

[OSEN=강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