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표팀 에이스’ 손흥민(33, 토트넘)이 또 고개를 숙였다.
홍명보(56)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5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8차전’에서 요르단과 1-1로 비겼다.
안방에서 열린 2경기서 모두 비긴 1위 한국(4승4무, 승점 16점)은 2위 요르단(3승4무1패, 승점 13점)에게 승점 3점차로 쫓기는 신세다. 한국은 월드컵 본선진출 조기 확정도 물거품이 됐다.
오만전 충격의 무승부에 손흥민의 부진도 원인을 제공했다. 올 시즌 손흥민은 전성기에 비해 폼이 많이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프리미어리그 7골, 9도움의 손흥민은 8년 만에 두 자릿수 득점이 끊어질 위기다. 토트넘 역시 리그 14위로 처져있다.
물론 프리미어리그와 대표팀을 병행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손흥민은 10년 넘게 토트넘과 한국대표팀을 오가며 헌신하고 있다. 토트넘에서 빡빡한 일정을 소화한 뒤 장거리비행을 통해 귀국해 한국대표팀에서 주장으로 뛴다. 세계에서 가장 이동거리가 긴 선수다.
오만전은 손흥민답지 않은 경기력이었다. 손흥민이 잦은 실수로 평소답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이강인의 크로스를 미쳐 대비하지 못해 슈팅으로 연결하지 못한 그의 장면도 낯설었다.
실점장면에서도 손흥민의 실수가 있었다. 후반 35분 손흥민은 재빨리 전진 패스를 시도했다. 하지만 이 패스는 동료가 아닌 알 부사이디에게 향했다. 그는 동료와 한 차례 공을 주고받은 뒤 곧바로 슈팅해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은 공을 빼앗긴 뒤 적극적인 움직임이 없었다. 오만전 손흥민은 공 소유권을 19회나 상대에게 넘겨줬다.
경기 후 손흥민은 "너무나도 자신에게 실망스럽고 팀원에게 미안함이 드는 하루다. 실망할 시간조차 부족하다. 발전의 계기로 삼는 경기가 되면 좋겠다”고 반성했다.
손흥민이 4-2-3-1 포메이션의 원톱으로 출격했다. 오만전 선발로 뛴 주민규가 컨디션 난조로 명단에서 빠졌다. 홍명보 감독은 손흥민 최전방에 황희찬, 이재성, 이동경 2선 카드를 꺼냈다.
손흥민이 부진을 씻는데 단 5분이면 충분했다. 전반 5분 만에 손흥민이 올려준 코너킥이 이재성의 선제 헤더골로 연결됐다. 92라인 친구 둘이서 첫 골을 합작하고 기뻐했다.
하지만 손흥민도 웃을 수 없었다. 전반 30분 박용우의 실수로 중원에서 역습을 허용했다. 마흐무드 알마르디가 통한의 동점골을 터트렸다.
홍명보 감독이 후반전 양민혁, 양현준, 오세훈을 차례로 투입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결국 한국은 안방에서 2경기 연속 선제골을 넣고도 비겼다. 한국의 3경기 연속 무승부로 월드컵 본선 조기진출도 물거품이 됐다.
주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한 손흥민은 경기 후에도 웃지 못했다. 손흥민답지 않게 프리킥 찬스를 날리는 장면도 나왔다. 팀의 결과를 책임지는 손흥민이라 패배보다 더 아픈 무승부였다. / jasonseo34@osen.co.kr
[OSEN=수원, 서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