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김혜성(26)의 개막 로스터 합류가 불발됐다. 타격에 대한 물음표를 지우지 못한 채 트리플A에서 시즌을 시작한다.

다저스는 12일(이하 한국시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시범경기를 마친 뒤 로스터 변동을 알렸다. 내야수 김혜성과 투수 바비 밀러를 마이너 옵션을 통해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 코메츠로 내려보내며 투수 지오바니 가예고스, 포수 달튼 러싱, 내야수 데이비드 보티, 마이클 체이비스, 외야수 에디 로사리오를 마이너리그 캠프로 재배치했다.

이날 클리블랜드전에서 교체로 나서 2타수 무안타 물러난 김혜성은 시범경기 15경기 타율 2할7리(29타수 6안타) 1홈런 3타점 6득점 4볼넷 11삼진 2도루 출루율 .303 장타율 .310 OPS .613에 그쳤다. 3월 들어 9경기 타율 3할3푼3리(15타수 5안타) 1홈런을 치며 타격감을 잡아가는 모습을 보였지만 2월 첫 6경기 타율 7푼1리(14타수 1안타) 부진을 극복하지 못했다.

김혜성의 마이너행 소식을 전한 ‘MLB트레이드루머스(MLBTR)’는 ‘김혜성은 2루수 후보로 캠프에 들어갔다. 다저스는 김혜성을 3년 1250만 달러로 비교적 적은 금액에 영입했지만 며칠 뒤 개빈 럭스를 신시내티 레즈로 트레이드했다. 김혜성이 주전 키스톤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줬지만 다저스는 그의 타격이 시즌 개막에 맞춰 바뀔 수 있을지를 우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혜성의 공격력은 한국에 있을 때부터 의문이었던 부분이었다. 평가자들은 그를 좋은 주자이자 플러스 수비수로 평가한다. KBO리그에서 8시즌 통산 타율 3할4리를 기록했지만 파워가 위협적이진 않았다. 지난해 11개의 홈런이 커리어 하이였다’며 KBO리그 시절부터 김혜성의 타격, 특히 장타력 면에서 메이저리그에 통할 수 있을지 불투명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우려는 현실이 됐다. 다저스는 스프링 트레이닝 시작부터 김혜성 타격폼을 뜯어고쳤다. 상하체 움직임부터 스윙 궤적까지 다 바꿨다. 한국보다 빠른 메이저리그 패스트볼과 우투수들의 체인지업에 대응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이렇게 건드린 폼으로 바로 성과를 내긴 물리적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최근 들어 강속구 대응력을 보여줬지만 다저스는 김혜성을 개막 로스터 26명은 물론 대기 인원 5명까지 31명의 일본 원정 멤버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김혜성을 트리플A로 내려보냈지만 다저스의 2루는 선택지가 많다. MLBTR은 ‘김혜성이 마이너리그에서 시작하지만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2루에서 어느 정도 유연성을 갖고 있다. 미겔 로하스, 키케 에르난데스, 크리스 테일러 등 유틸리티 선수들 중 한 명을 2루수로 기용할 수 있다. 토미 에드먼을 중견수에서 2루수로 다시 불러들일 수도 있다. 그러면 앤디 파헤스나 제임스 아웃맨의 중견수 자리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2루수를 소화할 수 있는 유틸리티 플레이어가 무려 4명이나 되는 다저스라 김혜성을 크게 고민하지 않고 트리플A로 보낼 수 있었다. ‘우승팀’ 다저스에 오면서 경쟁을 각오한 김혜성이기에 이 같은 상황을 받아들여야 한다.

비록 개막 로스터는 불발됐지만 트리플A에서 타격폼을 자기 것으로 만들 시간을 벌었다. 일본 원정을 가서 일주일 시간을 낭비하는 것보다 애리조나에 남아 타격폼을 교정에 집중하며 보다 완벽한 상태로 트리플A 시즌을 맞이하는 것이 빠른 콜업을 위한 길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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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