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SG 랜더스 김광현(37)과 한화 이글스 류현진(38)이 다시 한 번 국가대표로 의기투합할 수 있을까.

김광현은 지난 28일 일본 오키나와현 구시가와 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연습경기 전 인터뷰에서 국가대표 복귀에 대해 “우선은 내가 잘해야 한다. 나도 국가대표로 언급이 될 정도로 야구를 잘했으면 좋겠다. 내가 없으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KBO리그 통산 387경기(2177⅔이닝) 170승 98패 2홀드 평균자책점 3.33, 메이저리그 통산 35경기(145⅔이닝) 10승 7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2.97을 기록한 김광현은 한국을 대표하는 좌완 에이스 중 한 명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09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2015년 프리미어12, 2019년 프리미어12, 2023년 WBC 등 많은 국제대회에서 대표팀을 이끌었다.

김광현은 2023년 WBC 조별리그 두 번째 경기 일본전에 선발등판해 2이닝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4실점 패전을 기록했고 대표팀도 본선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했다. 김광현은 이 대회를 마지막으로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다. 그렇지만 이번 겨울 함께 국가대표 에이스로 활약했던 윤석민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류현진(한화)과 함께 출연한 김광현은 다시 국가대표로 돌아올 여지를 남기며 큰 화제가 됐다.

류현진은 KBO리그 통산 218경기(1427⅓이닝) 108승 60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92, 메이저리그 통산 통산 186경기(1055⅓이닝) 78승 48패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한 한국 간판 에이스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2007년 아시아 야구 선수권대회,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09년 WBC,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등 수 많은 국제대회에서 활약했다.

류현진과 김광현이 함께 국가대표로 활약한 것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09년 WBC 뿐이다. 이 때 한국 대표팀은 올림픽 금메달과 WBC 준우승이라는 대단한 성적을 거두며 황금기를 보냈다. 그렇지만 최근에는 WBC와 프리미어12에서 연달아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등 부진한 성적이 이어지고 있다.

대표팀의 쇄신을 바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정후는 세대교체도 중요하지만 나이에 상관없이 베테랑들을 포함해 최고의 선수들이 국가대표로 나서야 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개진했다. 이에 류현진도 지난 26일 인터뷰에서 “(이)정후의 말도 맞다고 생각한다. 내년(WBC)에 국가대표가 뽑힐텐데 전 시즌에 제일 좋았던 선수들이 나가는게 좋다. 국가를 대표해서 나가는 경기이기 때문에 이기려면 그것이 맞다”라고 말했다.

2026년 WBC 출전에 대해 “나도 올해 국가대표로 뽑힐 만한 좋은 성적을 거두고 나도 인정할 만큼 괜찮았다 싶으면 당연히 뽑아주면 나갈 생각이다”라고 생각을 밝힌 류현진은 “다른 베테랑 선수들도 한 명씩 꼬셔야 한다. 작년보다는 잘해야 한다. 모든 기록적인 부분에서 작년보다 좋아야 국가대표로 나갈 자격이 된다고 생각한다”라며 좋은 활약을 다짐했다.

류현진이 베테랑들의 국가대표 출전을 설득하겠다는 말을 들은 김광현은 “내가 잘하는 베테랑이면 좋겠다. 시즌이 끝났을 때 잘하는 베테랑이면 좋겠고 올해 성적을 잘냈으면 좋겠다. 기분 좋은 고민이지 않을까. 잘해서 (류)현진이형한테 전화가 올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라며 웃었다.

“(이)정후도 맞는 말을 한 것 같다”라고 말한 김광현은 “사람들마다 눈이 다 다르기 때문에 ‘클래식 성적이 좋으면 뽑아야 한다’, ‘세이버매트릭스 성적이 좋으면 데려가야 한다’ 이런 말들이 너무 많다. 그 때문에 선수들도 부담스럽고 선발하는 위원분들도 부담이 커졌다”면서 “지금이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에 가장 중요한 시점이 아닐까 싶다. 선수들도 사실 잘하고 싶고 자랑스러운 태극마크인데 언제부터인가 선수들이 부담스러워하고 나가고 싶지 않아 할 수 있는 자리가 된 상황이다. 이제는 국가대표 선수들을 응원하는 문화로 바뀌었으면 좋겠다”라고 대표팀을 둘러싼 분위기가 달라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광현은 “나도 내가 그정도로 성적을 내서 만약에 정말로 선발된다면 진짜 신중하게 고민을 해볼 것 같다”라며 대표팀의 복귀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베테랑들이 국제대회 출전에 의욕을 다시 불태우기 시작한 가운데 다가오는 2026년 WBC에서 최고의 대표팀이 꾸려지게 될지 팬들의 기대가 점점 커지고 있다. /fpdlsl72556@osen.co.kr

[OSEN=오키나와, 길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