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다승왕 곽빈(두산 베어스)이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을 “국가대표팀에 정말 필요한 투수”라고 치켜세우며 동갑내기 절친과의 동반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행을 꿈꿨다.
곽빈은 25일 일본 미야자키 히나타 히무카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두산 베어스 2차 스프링캠프 팀 훈련에서 라이브피칭을 소화했다. 양석환 정수빈 김재환 등 간판타자들을 세워놓은 상태에서 힘 있는 직구를 비롯해 다양한 구종을 테스트하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라이브피칭을 마치고 만난 곽빈은 “호주 스프링캠프 때보다 몸이 더 올라온 느낌이다. 구속도 최고 149km까지 나왔다. 키킹 동작을 조금 바꿨는데 그 느낌이 괜찮았고, 커맨드도 생각보다 좋았다”라고 밝혔다.
곽빈은 왜 지난해 다승왕을 차지하고도 키킹 동작에 변화를 줬을까. 그는 "불필요한 힘을 버리고자 다리를 높게 드는 폼을 교정했다. 와일드했던 폼이 타자 눈에 평범해져서 타이밍 맞추기가 쉬울 거 같기도 한데 내 구위와 공을 믿고 하면 될 거 같다"라며 "안정감이 부족했다보니 안정적으로 공을 던지고자 키킹을 많이 하지 않기로 했다. 아직 많은 나이가 아니라서 변화 또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토종 에이스이자 3선발 중책을 맡게 된 곽빈. 지난해 라울 알칸타라, 브랜든 와델, 시라카와 케이쇼 등 외국인투수들의 연이은 부상과 부진으로 홀로 외롭게 로테이션을 지켰지만, 올해는 메이저리그 경력이 풍부한 콜 어빈, 잭 로그가 팀에 합류했다.
곽빈은 “사실 작년 외국인투수들도 엄청 든든했다. 그런데 올해는 메이저리그 경력이 더 풍부한 선수들이 왔다. 그래서 팀이 더 강해질 거로 본다”라며 “나 같은 경우 작년보다 잘하기보다 작년 안 좋았던 부분을 개선시킨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 개인보다 팀이 먼저다. 작년 4위, 재작년 5위를 하지 않았나. 올해 더 높은 곳으로 가기 위해서는 내가 자리에서 잘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곽빈이 어느 정도 활약을 해줘야 두산이 목표인 한국시리즈에 도달할 수 있을까. 그는 “나 혼자 잘한다고 팀이 올라가지 못한다”라고 웃으며 “우리 선발투수들이 로테이션을 안 거르고 자기 실력 발휘를 제대로 한다면 2위 그 이상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프리미어12에서 고영표와 에이스 자리를 두고 다퉜던 곽빈은 내년 3월 열리는 WBC 대표팀 승선을 향한 욕심도 드러냈다. 프리미어12와 달리 WBC는 세계적인 메이저리거들이 모두 참가해 자웅을 겨룬다.
곽빈은 “욕심이 난다. 나라를 위해서 뛰는 건데 당연히 욕심이 난다. 불러만 주시면 꼭 나가고 싶다”라고 밝혔다.
내년 WBC는 오는 9월 소집해제 예정인 절친 안우진과 함께 승선하고 싶다. '괴물 투수' 안우진이 합류할 경우 에이스 자리를 내줘야하지만, 곽빈은 안우진이 진정한 국대 에이스라며 친구를 치켜세웠다.
곽빈은 “인정을 해야 한다. (안)우진이가 그 동안 보여준 게 있고, 친구이지만, 보고 배울 점이 많다”라며 “우진이는 국가대표팀에 정말 필요한 투수다. 우진이는 대표팀이 더 센 이미지를 만들 수 있는 마지막 조각이다. 물론 나도 그만큼 성장해서 잘 던지면 좋겠지만, 지금 우리나라 넘버원 투수는 안우진이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그러면서 “요즘 (안)우진이와 종종 연락을 나눈다. 공익 근무를 잘하고 있고, SNS 보시면 아시겠지만 공도 던지는데 구위가 살벌하다. 괴물이다”라고 친구의 근황을 덧붙였다.
한편 류지현 야구대표팀 신임 감독은 최근 안우진 발탁과 관련해 “야구계 전체의 공감이 있어야 한다. 선수들은 물론 팬들, 언론 모두 공감대가 이뤄져야하는데 조심스럽게 접근해야할 사안이다”라고 입장을 전했다.
안우진은 2022년 30경기 15승 8패 196이닝 224탈삼진 평균자책점 2.11로 리그를 평정했지만, 고교 시절 학교폭력 논란으로 인해 2023 WBC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다.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고 군 입대한 안우진은 오는 9월 17일 소집해제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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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미야자키(일본), 이후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