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트윈스 투수 임찬규가 구단 역사에서 3번째 100승 투수를 바라보고 있다. 어려서부터 LG팬이었던 임찬규는 “우상으로 바라보던 선배님들 사이에 껴있다는 것 자체로도 이미 충분히 기쁘다”고 말했다.
LG는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지난 23일 귀국했다. LG는 24일 일본 오키나와로 출국해 연습경기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린다.
애리조나 캠프에서 만난 임찬규는 “작년에 부상을 당해 캠프에서부터 부상에 대한 염려를 최소한 줄이고자 보강이나 웨이트 쪽에 중점을 많이 뒀다. 일단은 안정적으로 몸을 만들어 놓은 것 같다”고 1차 캠프에서 성과를 언급했다. 이어 “항상 준비에는 완벽한 준비가 없기 때문에 그래도 착실히 잘 만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임찬규는 지난해 25경기(134이닝)에 등판해 10승 6패 평균자책점 3.83을 기록했다. 5월말 허리 부상으로 한 달 가량 공백이 아쉬웠다. 2023년 30경기(144⅔이닝) 14승 3패 평균자책점 3.42를 기록한 임찬규는 2년 연속 10승-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선발 투수로서 2년 연속 꾸준함을 보여줬다. 임찬규는 “연속성을 좀 많이 신경을 썼는데 그 연속성이 이루어진 것 같아서 좋다. 올해도 내년에도 더 잘할 수 있는 기반이 되지 않을까. 3년, 4년 연속을 목표로 갖고 해야 되기에 앞으로 연속성에 좀 더 포커스를 두겠다. 그러나 함부로 ‘감을 잡았다, 올라섰다’ 말하기 보다는, 어느 정도 해낼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 정도다”라고 말했다.
2년 연속 10승과 3점대 평균자책점의 비결은 무엇일까. 임찬규는 “이전에는 구위나 체력 부분에 많이 신경을 썼는데, 이제 커맨드, 타자를 잡는 방법에 포커스를 둔 것 같다. 감독님께서도 그렇게 강조를 하셨고, 단장님께서도 항상 제구에 포커스를 두라고 하셔서, 단장님 가르침이 잘 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인터뷰 도중 차명석 단장이 옆을 지나가며 잠시 쳐다보자, 임찬규는 ‘특별히’ 차 단장을 언급한 것. 차 단장은 농담으로 “아니, 다른 선수들은 없나. 왜 임찬규를 인터뷰하지”라고 놀렸다.
임찬규는 통산 75승을 기록하고 있다. 100승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LG 구단 역사에서 김용수(126승), 정삼흠(106승), 김태원(85승)이 역대 LG(전신 MBC 포함) 투수 다승 1~3위다.
임찬규는 “100승이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해서 그걸 목표로 하면, 승이 날아가거나 승을 못하거나 하면 스트레스가 있을 것이다. 내게 주어진 선발 자리에서 팀이 이길 수 있도록 던지다보면, 승을 챙길 때도 있고, 내가 못 던졌지만 팀이 이길 때도 있다. 팀 승리에 포커스를 더 많이 두면, 지금처럼 75승을 목표로 오진 않았지만 75승을 한 것처럼, 100승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목표로 두고 싶지는 않다. 팀을 위해서 많이 던지면 지금까지 이렇게 잘 됐으니까, 계속 이걸 유지하는 게 더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매년 12~13승을 거둔다면 2026시즌 막판에 100승을 바라볼 수도 있다. 임찬규는 “하면 좋죠. 빨리 하게 된다면 좋겠죠. 그러나 말처럼 안 되는 것이기에 섣불리 말하기보다는 천천히 쌓아가는 게 더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임찬규는 “LG 트윈스 팬으로 2002년 야구를 제대로 접했다. 지금까지 LG에서 뛰고 있고, 이 팀에서만 100승을 한다면 성취감이 무척 뿌듯할 것 같다. 내가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던 팀을 만나서, 이렇게 성적을 내고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MBC 시절을 제외하고 LG로만 따지면 김용수의 99승이 최다승이다. 임찬규가 100승을 달성한다면, LG에서만 뛴 첫 번째 100승 투수가 된다.
임찬규는 “MBC까지 포함 기록으로 하고 싶고, 내가 1위를 하겠다기보다는 몇 손가락 안에 들어 있다는 것이 영광이다. 평균자책점, 삼진, WAR 등 순위에 들어가 있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어렸을 때 우상으로 보던 선배님들 사이에 껴있다는 것 자체로도 이미 충분히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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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스코츠데일(미국), 한용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