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는 내야 부자 팀이다. 1루수 채은성, 안치홍, 2루수 황영묵, 문현빈, 유격수 심우준, 이도윤, 3루수 노시환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안치홍이 1~2루를, 문현빈이 2~3루 겸업을 준비하면서 내야에 유동성도 갖췄다.
여기에 또 한 명의 내야 유망주가 돌아왔다. 부산고 출신으로 2021년 전국 1차 지명으로 한화에 입단해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친 정민규(22)가 그 주인공이다. 2021년 당시 KBO 신인 1차 지명은 하위 3개 팀에 전국 지명권이 주어졌는데 한화는 거포 자질을 보인 정민규를 택했다.
2001~2022년 1군에서 15경기를 짧게 뛴 정민규는 퓨처스리그에서 육성 과정을 밟았다. 2022년 81경기 타율 2할5푼7리(284타수 73안타) 8홈런 51타점 OPS .733을 기록하며 퓨처스 북부리그 타점왕도 차지했다. 유격수를 빼고 내야 세 군데를 커버할 수 있는 선수로 한화 내야의 든든한 예비 전력으로 대기 중이다.
지난해 11월 전역한 정민규는 군보류 신분으로 겨울 비활동기간에도 서산 훈련장에서 신인 선수들과 함께 훈련했다. 그는 “야구를 잘하기 위해선 생활 습관도 중요하다. 상무에서 웨이트를 열심히 하며 좋은 루틴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전역 후에도 최대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루틴을 꾸준하게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퓨처스리그 성적은 63경기 타율 2할7푼2리(151타수 41안타) 2홈런 21타점 OPS .766. 나쁘지 않지만 눈에 확 띄는 성적도 아니다. 그는 “상무에서 (심)우준이 형, (한)동희 형, (이)재원이 형과 함께하며 많이 물어보고 배웠다. 연습한 것에 비해 결과가 나오지 않아 아쉬웠지만 그래도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되돌아봤다.
입대 전보다 군살을 빼고 몸이 가벼워진 정민규는 그만큼 진중함이 생겼다. 그 사이 한화 팀도 큰 변화가 있었다. 올해부터 야구장
도, 유니폼도 바뀌었다. 무엇보다 선수단 구성이 몰라보게 바뀌었다. FA로 베테랑 채은성과 안치홍이 왔고, 신인 문현빈과 황영묵도 입단 첫 해부터 내야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2년 전 리빌딩을 할 때와 비교해보면 내야 뎁스가 몰라보게 좋아졌고, 정민규가 기회를 받기 위해선 더 단단히 준비해야 한다.
정민규는 “팀이 진짜 많이 바뀌었고, 아직 적응이 안 된 부분도 있다. 2군에 계신 코칭스태프도 새로 뵙는 코치님들이 많다”며 “군대 가기 전에도 제 자리는 없었다. 군대를 다녀온 만큼 더 잘해야 하고, 경쟁을 해서 이겨야 한다. 누구를 의식하는 것보다 제 것을 잘하면 기회가 올 것이다”고 각오를 다졌다.
호주 멜버른 1군 스프링캠프에는 가지 못했지만 퓨처스 팀에서 확실히 준비하고 있으면 기회가 올 수 있다. 한화는 수년간 타격이 약했고, 정민규의 장타력 필요한 시점이 올 것이다. 1루, 2루, 3루 모두 가능한 그는 “어느 한 부분만 보여드리고 싶지 않다. 야구선수로서 공수 양면으로 모두 잘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민규는 상무 입대 전이었던 2022년 퓨처스 북부리그 타점왕에 등극한 뒤 “1군에서도 타점왕을 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지금도 그 목표는 유효하다. 그는 “팀이 이기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게 타점이라고 생각한다. 타점왕 목표는 그대로”라며 웃은 뒤 “전역해서 돌아온 만큼 신인의 마음으로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 새 야구장 외관이 너무나 멋있는데 여기서 좋은 모습으로 빨리 팬분들을 찾아 뵐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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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