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어·진에어·에어부산 등 항공기 지속적으로 줄여
출혈경쟁은 지속… "연내 부도나는 업체 나올 수도"

코로나19 장기화로 저비용항공사(LCC)들이 항공기는 줄이고 항공권 가격은 대폭 내리는 방식으로 보릿고개를 버티고 있다. LCC 업계에서는 지금같은 경영위기가 지속되면 연내 부도나는 업체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진에어(272450)는 전년 대비 3대가 줄어든 25대의 항공기를 운항하고 있다. 진에어는 지난해에도 2대의 항공기를 줄였다. 진에어는 노후 항공기를 리스업체에 반납하거나 만료된 계약을 추가 연장하지 않는 방식으로 보유 항공기를 줄이고 있다.

LCC업계 1위 제주항공(089590)도 올해 2대의 항공기를 반납했다. 지난해에는 1개 항공기를 줄여 현재 42대의 항공기를 운항 중이다. 에어부산(298690)과 티웨이는 지난해 각각 2대와 1대의 항공기를 줄였다.

서울 김포공항 주기장에 제주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 소속 여객기들이 세워져 있다.

에어부산을 제외한 나머지 LCC들은 지난해와 올해 신규 항공기를 도입하지 않았다. 당초 이들은 노후 항공기를 리스업체에 반납하고 동일한 기종의 다른 항공기를 재도입할 계획이었다.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자 신규 항공기 도입을 포기한 것이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 이들 LCC는 총 16대의 항공기를 신규 도입했다. LCC들은 코로나19 사태 이전까지 모두 항공기 수를 대폭 늘려 왔다.

이들은 올해 리스 계약이 만료되는 항공기의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 방식으로 보유 항공기를 계속 줄여나갈 계획이다. LCC가 주로 운항하는 중소형 항공기의 경우 연 리스료가 40억~1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연료비와 정비 비용, 주기료(항공기 주차비용) 등을 합하면 항공기 1대당 많게는 150억원까지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 LCC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항공기 반납을 일정대로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일정이 지연되지 않았다면 더 많은 항공기를 반납했을 것이다. 신규 항공기를 도입할 계획은 당분간 없으니 항공기 수는 계속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LCC의 출혈경쟁도 계속되고 있다. 이들은 국내외 초저가 항공권을 판매하며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현재 승객이 거의 없는 국제노선은 물론 국내노선도 비행기를 띄울 때마다 손해를 본다. 다만 항공권을 판매해야 현금이 유입되고 고객도 확보할 수 있어 ‘울며 겨자먹기’로 초저가 항공권을 판매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무착륙 관광비행 운항 초반 항공권 가격을 19만8000원대로 책정했지만, 올 초부터는 12만8000원에 판매하다가 이달부터 8만9000원으로 내렸다. 진에어는 지난달 말 왕복 기준 국내선 1만원대, 국제선 8만원대의 항공권을 판매했다. 진에어는 무착륙 국제관방비행 항공권을 7만원(제휴 카드 결제시)에 판매하기도 했다.

티웨이항공도 지난달 국내 3개 노선 항공권을 편도 1만원에 판매하는 특가 이벤트를 진행했다. 에어부산도 지난달 말 국내선 왕복 항공권을 최저 8200원에 판매했다.

LCC업계는 정부 자금과 유상증자, 외부 투자 유치 등 이미 쓸 수 있는 자금 동원 카드를 모두 소진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고 출혈경쟁이 지속되면 연내 부도나는 업체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LCC 관계자는 "현재 확보한 점유율이 코로나19 사태가 완화된 이후에도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출혈경쟁을 하는 것"이라며 "해외여행 수요 재개를 대비해 리스료가 비싼 중대형 항공기는 줄이지도 못하고 있다.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업계의 위기감이 팽배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