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등 핀테크 플랫폼 기업들이 P2P 대출(peer-to-peer, 개인 간 대출) 회사들과의 제휴를 속속 종료하고 있다. P2P 상품의 연체·손실 위험은 높아지는 반면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온투법)이나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 탓에 P2P 상품에 대한 규제 정도가 강해지자 아예 손을 떼는 기업들이 느는 것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는 최근 ‘부동산 소액투자 및 소액분산투자 서비스’를 오는 30일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2017년 관련 서비스를 시작한 지 4년 만이다. 토스 측은 "P2P 대출 운영사와의 제휴 만료에 따른 것이며, 이후 신규 투자는 각사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고 밝혔다. 앞서 2월 토스는 테라펀딩과 제휴를 종료했는데 남아있던 어니스트펀드, 투게더펀딩, 피플펀드와의 계약도 끝났다.
토스 측은 "계약 만료에 따른 서비스 종료"라면서도 "투자 트렌드 변화로 인한 이용자 수 감소와 P2P 관련법(온투법) 제정에 따른 제휴 업체의 광고 규제 강화 등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 연장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비스 종료로 토스 앱에서 P2P 투자금액과 예상 수익률을 확인할 수 있던 투자자는 앞으로 각 업체 홈페이지를 통해 관련 내용을 개별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8퍼센트, 헬로펀딩, 투게더펀딩, 데일리펀딩, 나인티데이즈 등 P2P 업체 5곳과 제휴를 맺고 있던 핀크도 토스와 마찬가지로 서비스를 종료한다. 종료 시점은 이번달 20일이다. 카카오페이는 피플펀드, 투게더펀딩, 테라펀딩 등 3개사와 제휴를 맺고 상품을 제공하고 있는데, 올해 8월까지 온투법 등록 유예기간이 끝날 때까지 상황을 보고 중단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오는 8월까지 금융위에 등록한 회사만 영업할 수 있는 만큼, 여러 이슈를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핀테크 업체들이 P2P 투자 제휴를 중단하는 배경에는 P2P 투자 상품의 리스크가 커진 것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P2P 분석업체 미드레이트에 따르면, 2017년 5%대였던 P2P 상품의 연체율은 지난해 13.84%에서 2일 현재 21.78%로 올랐다. 테라펀딩 등 업계 상위사에서도 손실이 발생했고, 블루문펀드나 넥펀 등 일부 업체들은 부실로 인해 폐업하기도 했다.
주식시장 호황으로 P2P 상품의 매력도가 줄어든 것도 영향을 줬다. 최근 코스피지수가 3100선을 넘나들 정도로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는데, 이에 P2P에 투자하던 소비자들도 주식 시장을 눈길을 돌리면서 P2P 대출 잔액이 감소했다. 업계 전체 대출 잔액은 2일 현재 1조870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4082억원)보다 5300억원 가까이 줄었다.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도 한몫했다. 지난해 시행된 온투법에 따라 8월까지 금융위에 정식으로 등록을 마친 업체만 영업할 수 있는데, 아직 심사를 통과한 업체는 없다. 금융당국은 P2P 업체들의 일부 서비스가 현행 규정에서 벗어난 부분이 있다며 심사에 더 많은 시간을 들이고 있다.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핀테크 회사들 입장에선 제휴를 맺은 업체가 8월 이후에 불법업체가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며 "금융당국이 금소법 시행으로 P2P 업체뿐만 아니라 유통·광고 플랫폼에 대한 책임도 지우겠다고 하는 만큼 핀테크 업체들 입장에서는 당분간 몸을 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