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003490)이 아시아나항공(020560)인수 후 손자회사로 편입되는 에어부산(298690)을 자회사로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저비용항공사(LCC) 브랜드를 모두 유지하면서 외부 자금 유출도 막을 수 있어 항공업계에서는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 보고 있다.
2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최근 산업은행에 제출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계획서에 이런 내용의 LCC 통합 방안을 제안했다고 복수의 관계자들이 전했다. 대한항공은 산업은행에 여러 LCC 통합 시나리오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은 무리없이 진행 중이지만, 진에어(272450)와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LCC의 통합은 지역 민심과 공정거래법 등 복잡한 현안을 풀어야 한다.
먼저 공정거래법상 대한항공은 손자회사로 편입되는 에어부산의 지분을 2년 이내로 100% 확보하거나 보유 지분을 모두 처분해야 한다. 대한항공은 상장사인 에어부산의 지분을 100% 확보하기 어려운만큼 진어에와의 합병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존속법인을 진에어로 두고 사명은 부산에어로 두는 것이 유력하다.
이 경우 대한항공이 오랜 기간 공을 들인 LCC 브랜드 진에어가 표면적으로 사라진다는 문제가 있다. 진에어는 제주항공(089590)에 이어 LCC 시장 점유율 2위 항공사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진에어와 에어부산을 모두 유지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대한항공은 또다른 방안으로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에어부산을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우선 에어부산을 자회사로 편입한 뒤 장기적으로 LLC 통합을 추진하겠다는 복안이다. 공정거래법상 에어부산을 손자회사로 둘 경우 지분 100%를 확보해야 하지만, 자회사로 편입할 경우 지분 30%(상장사 기준)만 인수하면 된다.
지난해 말 기준 아시아나의 에어부산 지분율은 44.17%다. 이중 30%만 인수하면 자회사로 편입이 가능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간 거래라 외부로 자본금이 유출되지 않고, 무엇보다 진에어와 에어부산 브랜드를 모두 유지할 수 있다. 전날 종가(3820원) 기준 에어부산 지분 30%는 940억원 수준이다.
대한항공은 LCC 통합까지는 2년의 시간이 남은만큼 다양한 통합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세 LCC의 시장 점유율이 40%를 넘어선다는 점에서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 결과를 봐야 LCC 통합의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선 에어부산 손자회사 편입 문제를 해결하고 장기적으로는 3곳의 LCC를 통합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공정위가 일부 LCC 매각 명령을 내릴 수도 있어 여러 시나리오의 통합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