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대 법무법인(로펌) 소속 변호사가 1년사이 200여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대형로펌들이 경쟁적으로 ‘몸집 부풀리기’에 나선 셈이다.
23일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 2월말 기준 국내 등록변호사는 총 2만9683명이었다. 이중 6대 로펌으로 불리는 김앤장·광장·태평양·세종·율촌·화우에 소속된 변호사는 2891명으로 전체 국내변호사의 10분의 1정도다.
6대 로펌 변호사는 1년 전만해도 2702명이었다. 1년새 200여명이나 늘어난 것이다.
로펌별로 보면 김앤장이 770명에서 850명으로 늘어나 가장 적극적으로 변호사 채용에 나섰다. 변호사업계 관계자는 "김앤장이 전관 변호사뿐 아니라 저연차 변호사까지 적극적으로 리크루팅에 나선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숫자로 확인된 것"이라고 말했다.
광장이 509명에서 525명으로, 태평양이 430명에서 457명으로, 세종이 401명에서 434명으로 각각 변호사를 늘렸다. 율촌도 318명에서 333명으로 변호사가 늘었고, 지난해 매출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화우도 변호사 규모를 267명에서 292명으로 몸집을 불렸다.
법학전문대학원 도입 이후 대형 로펌이 적극적으로 새내기 변호사를 채용하면서 규모도 빠르게 커지는 추세다. 특히 작년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기업들이 보수적인 경영에 나서자 대형 로펌이 덩치를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변호사를 채용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형로펌이 변호사 숫자를 늘리며 덩치를 키우고 있지만, 전반적인 변호사 업계 상황은 좋지 않은 편이다. 법학전문대학원으로 매년 많은 수의 변호사가 시장에 쏟아지면서 '빈익빈 부익부'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대한변협이 10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를 1200명 이하로 제한하라는 성명까지 냈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다. 변호사 3만명 시대가 열리면서 이런 흐름은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서초동의 작은 법률사무소에 일하는 한 변호사는 “대형 로펌 소속 변호사와 일반 변호사들은 직업 자체가 다르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다른 환경에서 일한다”며 “변호사라는 직업에 대한 만족도가 계속 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