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미니 부진으로 삼성 OLED 출하량 9% ↓
삼성전자, 中 BOE 패널 갤럭시M에 탑재
점유율 지속 하락…삼성디스플레이 위기론 솔솔

아이폰12 미니의 부진으로 삼성디스플레이의 1월 OLED 출하량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12 미니의 디스플레이를 전량 공급하고 있다.

애플 아이폰12 미니의 부진으로 삼성디스플레이의 1월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출하량이 전월보다 9%쯤 줄었다. 삼성전자는 인도 시장용 저가 스마트폰 갤럭시M에 원가절감을 이유로 삼성디스플레이 OLED 패널이 아닌 중국 BOE의 것을 장착할 예정이다. 중소형 OLED 시장에서 점유율 80% 이상의 절대적인 지배력을 갖고 있던 삼성디스플레이의 아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의 1월 중소형 OLED 출하량은 전달에 비해 9% 줄어든 4500만장이다. 전통적으로 매년 1분기는 계절적으로 비수기에 해당한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는 있지만, 애플 아이폰12 미니의 부진이 결정적이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12 미니의 디스플레이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지난 1월 스마트폰용 중소형 OLED 패널 출하량은 5300만장으로 전월보다 9% 줄었다. 시장의 85%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출하량 감소에 전체 시장 역시 부진했던 셈이다. 업계 2위 LG디스플레이는 같은 기간 600만장의 OLED 패널을 출하, 전달에 비해 큰 변동이 없었다.

OLED 패널 출하량의 감소는 최근 반도체 부품 품귀 현상에도 일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용 구동칩(DDI) 등 디스플레이 관련 반도체의 공급과 수요에 불균형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옴디아는 "반도체 파운드리 업계의 DDI 공급 부족으로 패널 생산이 불안정해졌다"고 했다.

여기에 최근 중국 BOE의 약진은 삼성디스플레이의 시장 지배력 약화 전망에 힘을 싣는다. BOE의 OLED 패널 출하량은 지난 1월 전체 패널 출하량에서 2%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아직 적지만, 최근 공급처를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곧 비약적인 점유율 상승이 일어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삼성전자 인도시장용 저가 스마트폰 갤럭시M 시리즈. 삼성전자는 하반기 갤럭시M 신제품 일부 모델에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 BOE의 패널을 쓸 전망이다.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인도 시장에 출시할 저가 스마트폰 갤럭시M의 일부 모델에 BOE 패널을 사용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해 9월 공개된 갤럭시M51에는 중국 CSOT의 디스플레이가 들어갔는데, BOE 장착으로 중국산 디스플레이 장착율이 더 높아지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패널 공급은) BOE가 삼성전자가 요구하는 기술력과 품질, 가격을 맞췄다는 점을 의미한다"며 "삼성전자는 세계 1위의 스마트폰 업체로, BOE는 이번 납품을 계기로 삼성전자 스마트폰용 패널 공급을 더욱 늘리려 할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의 BOE 채택은 삼성디스플레이로서는 뼈아픈 부분이다. 수주량을 어느 정도 보장해주던 계열사 공급 물량을 따내기 위해 앞으로 BOE와의 가격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미 갤럭시M에 디스플레이 패널을 공급 중인 CSOT와도 가격 경쟁이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 낮은 가격에 삼성디스플레이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한 BOE가 향후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S 등으로 패널 공급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이미 BOE는 애플 아이폰12의 교체용 디스플레이 공급을 맡아 그 기술력을 어느 정도 인정받은 상황이다.

증권가는 BOE의 중소형 OLED 확대는 결과적으로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설비투자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BOE 패널 탑재 시작, 중국 제조사들의 플렉시블 OLED 패널 가동률 상승을 고려하면 삼성디스플레이의 시설투자 전략은 조심스럽다"며 "노트북, 태블릿 등으로 수요처를 확대하지만 이는 삼성전자와 애플에서의 독점력 약화를 상쇄하는 수준이어서 신규 수요처 확대에 따른 대규모 투자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