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항공운송 수출 비중이 역대 최대치인 35.7%를 기록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해상운송이 어려워지면서 수출기업들이 항공운송에 눈길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에서 화이자 백신 초도 물량이 대한항공 화물기에서 내려 이송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16일 발표한 ‘2020년 항공 및 해상 수출물류 동향과 시사점’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총수출 5125억달러 가운데 항공운송 비중은 35.7%(1830억달러·약 200조원)였다. 해상운송은 63.5%(3258억달러·약 370조원)로 나타났다. 2019년과 비교해 항공운송 비중은 5.4%포인트 증가했지만 해상운송 비중은 5.6%포인트 줄었다.

항공기를 통해 반도체와 의약품 등 가벼우면서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들의 수출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의약품과 컴퓨터의 항공수출은 각각 2019년보다 79.7%, 77.3% 뛰었다. 같은기간 평판디스플레이(21.6%)와 반도체(15.8%) 등도 늘었다.

반면 해상운송은 코로나 사태로 해운 운임이 급등하고 빈 컨테이너 부족 등으로 ‘수출 대란’을 겪으면서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세계 컨테이너선 운임 지표인 ‘상하이 컨테이너선 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4월 818.16포인트까지 내렸다가 연말 2783.03까지 뛰었다.

특히 해상운송 비중이 98%를 차지하는 ▲석유제품 -40.6% ▲철강 -14.7% ▲자동차 -13.3% 등의 2019년대비 수출 감소폭이 컸다. 평판디스플레이 역시 2019년에는 해상운송 수출액이 항공운송보다 64억달러가량 많았으나 지난해 11억달러로 격차가 좁혀졌다.

무역협회는 주요국의 경기 회복에 힘입어 올해 국제 교역량과 우리나라의 수출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물동량 증가와 유가 상승으로 운임 강세와 항만 물류 적체 등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무역협회가 국내 수출기업 945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기업들은 올해 2분기 가장 어려움이 클 것으로 전망한 요인으로 ‘원재료 가격 상승(21.0%)’에 이어 ‘물류비용 상승(20.3%)’을 꼽았다.

강성은 무역협회 연구원은 "수출 기업들의 물류난을 해소하기 위해 과도한 운임인상을 억제하고 공(空) 컨테이너 공급을 확대해 적기 운송이 가능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