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운동선수들과 연예인들의 학교폭력 논란이 이어지면서 개학을 한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인해 단체채팅방 등을 통한 ‘온라인 학폭’이 성행하고 있다.
5일 현재까지 학폭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은 프로배구 이재영·이다영 자매와 연예인 조병규, 박혜수, 김동희 등 10명이 넘는다. 최근에는 배우 지수(본명 김지수)가 과거 학폭에 앞장섰던 사실이 드러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지난주 개학으로 초등학교 1~2학년, 고등학교 3학생들은 등교 수업에 나섰다. 최근 잇따른 유명인들의 과거 학폭 사실이 폭로되자, 많은 학부모들은 혹여 자녀들이 폭행을 당하거나 집단 따돌림을 받지 않을까 신경 쓰는 분위기다.
자녀가 올해 중학교에 입학한 김모(42)씨는 "아이가 내성적이어서 학기 초반에 친구들을 많이 못 사귀면 괴롭힘을 당할까 봐 걱정된다"라며 "친구들이 불쾌한 말을 하거나 상대방 동의 없는 스킨십을 하는 것도 학교폭력이라고 따로 설명을 해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5학년 자녀를 둔 최모(45)씨도 "학교에서 괴롭힘당하는 친구가 있으면 당연하다고 여겨선 안 되고 반드시 부모님이나 선생님에게 얘기해야 한다고 주의시켰다"면서 "가해자나 방관자가 되어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줘서도 안 된다고 일렀다"고 했다.
학부모들이 활동하는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지역과 학교를 언급하면서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기 걱정된다며 ‘새로운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으면 좋겠는데 선배들은 무섭지 않은지, 학교 폭력은 없을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등교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벌써 학교폭력이 걱정되고 어렵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지난해 코로나 사태의 여파로 등교 수업은 줄었지만, 학폭은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 이전에는 학교에서 물리적 폭력이 주로 발생했다면 최근에는 단체채팅방 등에서 정신적으로 괴롭히거나 따돌리는 ‘온라인 학폭’의 비중이 늘었다.
교육부가 발표한 ‘2020년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신체폭력과 금품갈취 비율은 2019년과 비교해 각각 0.7%, 0.9% 감소했지만, 사이버폭력의 비중은 12.3%로 전년도(8.9%)보다 3.4% 증가했다.
온라인 학폭은 특정인을 카카오톡 등 단체 채팅방에 초대해 폭언을 가하는 ‘떼카(떼지어 카톡)’와 채팅방에 피해자를 수시로 초대해 괴롭히는 ‘카카오톡 감옥’, 피해 학생의 스마트폰 테더링 기능을 이용해 데이터를 빼앗는 ‘와이파이 셔틀’ 등 유형이 다양하다.
전문가는 학교폭력의 양태가 점차 변화하는 상황에서 학부모들의 대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옥식 한국청소년연구소장은 "자녀가 스마트폰이 울리면 부모를 피해 방으로 몰래 들어가는 등 스마트폰에 유난히 집착하는지 유심히 봐야 한다"면서 "스마트 폰을 본 뒤 자녀가 불안하거나 초조해하는 경우 학교 폭력의 피해자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가장 중요한 건 부모가 자녀에 대해 관심을 갖고 대화하는 것"이라면서 "피해 사실에 대해서는 대화를 캡처해 증거를 남기고 청소년 상담 복지센터 등의 전문기관에서 도움을 받으면서 조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