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수십조원 붓고도 OECD 중 출산율 꼴찌... 인구감소 시기 더 빨라지나

입력 2021.02.24 12:00

한국 작년 합계출산율 0.84명… OECD 회원국 중 꼴찌
고령화 국가 일본의 절반 수준… 인구감소 시기 앞당겨질수도
"저출산에 매년 수십조 예산 쓰는데, 보육·교육 정책 개편해야"

우리나라의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사상 최저인 0.84명을 기록했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합계출산율 비교에서도 2013년 이후 2018년까지 6년 연속 꼴찌를 기록했다. 한국은 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출산율 0명대 국가’가 됐다.

이런 추세면 오는 2040년으로 예상됐던 인구 감소시기도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은 2019년 발표한 장기인구추계에서 인구 감소가 시작되는 시기를 2032년에서 2029년으로 앞당겼다. 합계출산율이 1명 이하에 장기간 머물러 있을 경우 인구 감소가 더욱 가파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평생 아이 1명 안나는 한국… 사상 첫 출생아 20만명대 ‘추락’

통계청이 24일 발표한 ‘2020년 인구동향조사 출생·사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84명을 기록했다. 1970년 출생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다. 여성이 가임 기간(15~49세)에 낳을 것으로 기대하는 평균 출생아 수가 한 명도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합계출산율은 2016년 1.17명, 2017년 1.05명으로 1명대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2018년(0.98명) 처음으로 1명 아래로 떨어진 뒤 3년 연속 0명대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전년 대비 3만300명(10%) 줄어든 27만2400명을 기록했다. 출생아수가 20만명대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출생아수는 2017년(35만7800명)에 처음으로 30만명대로 내려 온 뒤, 3년 간 30만명대로 지켜왔다.

OECD는 37개 회원국의 합계출산율을 매년 조사해 발표해오고 있다. 인구를 현상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합계출산율은 2.1명이다. 하지만 한국은 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OECD 회원국 평균(1.63명)은 커녕 초(超)저출산 기준(1.3명)에도 못 미치는 압도적인 꼴찌다.

합계출산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이스라엘(3.09명)이었다. 1명의 여성이 평균 3명의 자녀를 낳는다는 얘기다. 가족을 중시하는 유대인의 문화와 종교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 뒤를 멕시코(2.13명), 터키(1.99명), 프랑스(1.81명), 콜롬비아(1.81명) 등이 이었다.

대표적인 저출산국가로 알려진 일본(1.42명), 그리스(1.35명) 등의 합계출산율도 한국보다는 높았다. OECD 통계에서 한국 바로 다음으로 합계출산율이 낮았던 국가는 스페인(1.26명)이었다. 하지만 스페인마저도 한국과의 격차가 컸다.

◇통계청, 장기인구 전망 수정 불가피… "출생아수, 예상보다 빠르게 줄어"

합산출산율 1명 이하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면 인구 감소 추세가 가팔라질 수 있다. 2019년 통계청이 발표한 장기인구추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는 2028년 5194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9년부터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2016년 추계 때 발표한 2032년보다 3년 앞당겨진 것이다.

총인구는 2044년에 5000만명 벽이 깨진 뒤 2066년 3000만명대로 낮아져 100년 뒤인 2117년에는 2081만명에 그치게 된다. 그러나 이런 전망조차 합계 출산율이 1.27명 수준을 유지하고 외국에서 인구 유입이 이뤄진다는 가정에 바탕한 것이다.

통계청은 합계 출산율이 2021년 0.86명까지 떨어진 뒤 반등해 2028년 1.11명, 2040년 1.27명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신생아 수도 2020년에 30만명 벽이 잠시 깨졌다가 2022년 다시 30만명대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당초 예상치보다 출생아수의 감소가 더 빨라지고 있다"며 "장기전망 발표 당시에는 2021년 합계출산율 0.86명까지 떨어진다고 봤는데, 이미 작년에 0.84명으로 예상보다 0.02명 더 줄어들게 됐다. 인구감소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했다.

정부는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겠다면서 지난 2018년 26조3000억원, 2019년 32조3000억원, 지난해 37조6000억원 등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다. 지자체들도 출산지원금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출산 장려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아동수당, 출산장려금 등으로는 인구 감소 추세를 역전시킬 수 없다고 지적한다.

한 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정부와 지자체의 현금 지원만으로는 부부들이 아이를 더 낳도록 유도하기 어렵다"면서 "보육과 교육 정책을 대대적으로 전환해야 하고, 특히 외국인 인력 유입과 이들이 출산해서 자녀를 기를 수 있는 법적 제도적 환경을 구비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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