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이 지원하고 있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김형범 교수 연구팀이 DNA 염기 서열을 변화시켜 생명현상이 발생한 시간을 측정하는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관련 논문을 3일(현지시각) 세계적인 생명과학 전문 학술지 셀(Cell)에 게재했다.
해당 연구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정인경·조성래 교수, 연세대학교 응용통계학과 박태영 교수,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윤성로 교수 연구팀이 공동 진행했다.
이들의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해 경과된 시간과 특정 생명 현상의 시간 정보를 기록(Recording of elapsed time and temporal information about biological eventsusing Cas9)’은 질병과 노화 등 생물할적 현상이 발생하는 시점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학계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질병에 걸린 생명체는 유전자(DNA) 염기 서열이 바뀐다. 염기 서열이 바뀌는 시점을 정확히 측정하면 질병 발생과 진행에 따른 치료법을 적용할 수 있다. 김형범 교수 연구팀은 DNA 염기 서열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정상 염기 서열은 줄고, 변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것을 발견했다. 이를 위해 2만3940개의 서로 다른 염기 서열을 독성 물질에 노출하거나, 열 충격 등을 가했다. 이를 통해 발생한 변이를 지속적으로 추적 관찰한 것이다.
김 교수 연구팀은 이에 머물지 않고, 생명체가 다양한 환경에 노출됐을 때 발생하는 DNA 염기 서열의 변화 시점을 알아내는 시스템까지 구축했다. 생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변화 시점을 파악하는 시점의 오차 발생률은 10% 내외로 매우 정확했다. 김 교수는 "화석 등의 나이를 측정하는 방사성 동위원소 측정법과 동일한 원리를 이용해 생명체 내에서 일어나는 각종 현상의 시간 경과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질병 발생 과정
추적, 노화 등 대부분의 생물학 연구에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 연구와 관련한 국내 특허 등록을 완료했고, 미국 등 해외에서도 특허 출원 중에 있다. 해당 연구는 지난 2017년 6월부터 삼성미래육성사업의 과제로 선정돼 지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