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韓 배터리 두자릿수 이상 성장
LG에너지솔루션, 파나소닉 제치고 2위
국내 배터리 3사 시장 점유율 35%

지난해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근소한 차이로 중국 CATL에 밀려 점유율 2위를 차지했다.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도 각각 5위와 6위를 기록했다. 전 세계에서 판매된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3분의 1을 국내 배터리 3사가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1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판매된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총량은 142.8GWh(기가와트시)로 전년보다 21% 증가했다. 전기차 수요는 지난해 상반기 코로나 여파로 줄었다가 3분기부터 회복되면서 누적 배터리 사용량도 늘었다.

테슬라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모델3. LG화학은 모델3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CATL이 시장 점유율 24%로 지난해에 이어 1위를 기록했다.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34.3GWh로 전년 대비 5.4% 늘었다.

LG화학(051910)의 배터리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은 점유율 23.5%로 2위를 차지했다. 배터리 사용량은 33.5GWh로 전년 대비 171.5% 급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점유율 순위는 2019년 3위에서 지난해 파나소닉을 제치고 2위에 올랐으며, 1위 CATL과의 사용량 격차도 0.8GWh로 크게 좁혀졌다.

삼성SDI의 배터리 사용량은 전년 대비 85.3% 증가한 8.2GWh로 집계됐다. 시장 점유율은 5.8%로 5위를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같은 기간 사용량이 274.2% 늘어난 7.7GWh를 기록하면서 6위를 차지했다. 점유율 순위는 전년 대비 세 계단 급등했다.

코로나 여파에도 국내 배터리 3사의 선전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배터리 3사의 시장 점유율 합계는 2019년 16%에서 지난해 34.7%로 2배 이상 늘었다.

SNE리서치 제공

반면, 중국과 일본 배터리 제조사의 점유율은 하락했다. 일본은 파나소닉과 PEVE의 점유율이 떨어지면서 역성장했다. 중국도 CALB가 세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하는 등 선방했지만, BYD 등 나머지 업체들의 점유율이 하락하면서 전체 점유율이 내려갔다.

SNE리서치는 "국내 배터리 3사는 모두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면서 점유율이 큰 폭으로 늘었다"며 "이들 3사의 성장세는 각사의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는 전기차 판매가 증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 모델3(중국 생산), 르노 조에, 폭스바겐 ID.3 등의 판매 증가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갔다. 삼성SDI(006400)는 아우디 E-트론 EV, 포드 쿠가 PHEV, 폭스바겐 파사트 GTE 등이 판매 호조를 보였다. SK이노베이션(096770)은 현대 코나 EV(유럽 물량)와 기아 니로 EV 등의 판매가 성장을 견인했다.

SNE리서치는 "국내 배터리 3사가 향후 글로벌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하려면 시장 흐름에 맞추어 기술 경쟁력 강화, 성장 전략 정비 등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