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해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변이 바이러스에 재감염될 위험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일(현지 시각) 로이터, AFP 통신에 따르면 남아공 국립전염병연구소(NICD)와 현지 대학 연구진은 코로나19 완치자 44명의 혈청에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501Y.V2)를 노출한 시험 결과 샘플 중 절반이 완전히 무력화했고 나머지 절반은 항체 반응이 약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행정수도 프리토리아의 '스티브 비코 아카데믹 병원'의 야외 주차장에 설치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시 병동에서 11일(현지 시각) 한 환자가 산소호흡기 치료를 받고 있다.

이는 백신을 맞거나 이미 코로나19에 감염돼 항체를 갖고 있어도 변이 바이러스에 다시 감염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CNN은 전했다.

연구진은 남아공 변이가 코로나19 바이러스 내 스파이크 단백질을 변형시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 백신은 스파이크 단백질을 겨냥해 면역 효과를 만들지만 남아공 변이가 이를 바꾸기 때문에 효과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코로나19에 이미 수많은 사람이 감염돼 어느 정도 면역을 축적했을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지만 501Y.V2 같은 변이 때문에 심각한 재감염 위험이 커졌다"고 말했다.

다만 이 연구 결과는 아직 동료 검토(peer review)를 거치지는 않았다.

남아공 변이는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염력이 50%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남아공 변이는 남아공 현지에서 재확산을 일으킨 주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달 초 남아공의 하루 신규 감염자는 1차 확산 당시(1만2000명)를 크게 웃도는 2만1000명에 달했다.

남아공 변이는 세계 각국으로도 퍼지고 있다. 지난달 말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된 것을 기준으로 20개국 이상에서 남아공 변이가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