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은 전기차에서 회수한 배터리를 재사용한 에너지저장장치(ESS)와 태양광 발전소를 연계한 실증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선다고 10일 밝혔다. 그동안 국내 전기차 배터리 재사용에 대한 인허가 규정이 정립되지 않아 사업 추진이 어려웠지만, 최근 현대차(005380)그룹이 산업통상자원부의 규제 샌드박스 실증 특례 승인을 받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실증사업을 통해 2018년 세워진 현대차 울산공장 내 태양광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2(메가와트시)MWh급 전기차 배터리 재사용 ESS에 저장했다가 외부 전력망에 공급하는 방식의 친환경 발전소를 운영한다. 2메가와트시는 4인기준 5가구가 한달 이상 쓸 수 있는 전력량이다.
현대차그룹은 한국수력원자력이 협력해 실증사업을 진행하는 한편, 국내 재생에너지 사업과 연계해 세계 최대 규모의 3기가와트시(GWh)급 전기차 배터리 재사용 ESS 보급 사업 추진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정부에서 발전 사업자를 대상으로 의무화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공급 인증서(REC)’를 확보·판매해 국내 탄소 감축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앞서 에너지기업인 핀란드의 바르질라(Wartsila)를 비롯해 한국수력원자력, 파워로직스, OCI, 한화큐셀 등과 제휴협약을 맺고 용도를 다한 전기차 배터리를 다시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을 연구해왔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면서 용도를 다한 배터리 물량이 증가하면, 배터리를 분해 파쇄해 원소재 형태로 생산하는 ‘재활용’과 배터리를 재정비해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재사용’ 사업 모두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오재혁 현대차그룹 에너지신사업추진실 상무는 "이번 실증 사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분야의노하우를 선제적으로 축적할 수 있어 그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 전기차 배터리 재사용 에너지저장장치 사업을 통해 전기차 친환경성 제고는 물론, 공해가 없는 재생에너지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