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가 국회에서 입법 심사를 시작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입법을 중단해달라는 탄원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지난 10월 16일 강원 춘천시 중도 레고랜드 테마파크 부지에서 노동자들이 각종 놀이기구와 편의시설 등을 건설하고 있다.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건단련)는 27일 16개 건설단체 명의로 작성한 입법 중단 탄원서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건단련은 "안전사고는 모두 과실에 의한 것인데, 중대재해법은 고의범에 준하는 하한형의 형벌을 부과하려 한다"면서 "법안이 시행되면 국내에서 기업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어 "법안은 최고경영자(CEO)가 개별현장을 일일이 챙겨 사고 발생을 막아야 한다고 하는데 이는 현실적·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면서 "국내외 수십, 수백개 현장을 보유한 건설업체의 사정을 헤아리지 않고 책임을 묻는 것은 누가 봐도 무리가 있다"고 했다.

건단련은 사망사고 발생 시 국내 산업안전법의 처벌 수준은 ‘7년 이하 징역’인데, 독일은 ‘1년 이하 징역’, 영국은 ‘2년 이하 금고’, 미국과 일본은 ‘6개월 이하 징역’ 등으로 우리나라가 훨씬 높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망사고 때문에 국내 건설업체의 안전관리 노력이 매우 소홀한 것으로 인식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건단련은 또 산업안전 정책의 패러다임이 예방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안전관리에 투자하는 기업에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단련은 "법령에서 정한 안전기준을 충분히 준수한 경우, 사고 발생 시 이를 일정 부분 인정해 지금 하는 안전 투자가 소모성 비용이 아니고 언젠간 보상받을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기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건단련은 "법안이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도 알려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처벌만능주의식 법안을 쫓기듯 제정하면 기업은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면서 "입법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