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선 생명연 박사 "단백질 'FABP3' 과다 시 근육 생성량 줄어"
"FABP3 줄인 쥐 근육 회복… 노화 지연하는 신약 개발 기대"

연구팀이 세포막의 유동성을 측정한 그래프. FABP3 단백질이 과다 생성되면 막 유동성이 줄어든다.

국내 연구진이 나이가 들면 근육량이 줄어드는 원인을 제시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권기선 박사 연구팀이 근육 세포의 ‘막 유동성’ 감소로 인해 노인성 근감소증이 생길 수 있음을 발견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지난달 9일 게재됐다.

노인성 근감소증은 노화로 인해 몸속 근육이 점점 사라지는 질환이다. 학계는 이 질환이 노화에 따른 염증, 호르몬 불균형, 영양 결핍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을 원인으로 보고 있지만, 아직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는 못했다.

연구팀은 노화된 근육의 지질(지방질) 성분을 분석해 ‘FABP3’라는 단백질이 노화에 따라 몸속에 많아지는 것을 발견했다. FABP3이 많아지면 세포막 성분인 ‘포화지방산’에 영향을 줘 세포막의 유동성을 떨어뜨린다. 막 유동성이 줄어들면 근육 단백질을 만드는 세포 내 기관에 영향을 미쳐 근육 생성량을 줄이게 된다.

쥐 실험 결과 FABP3 양을 낮춘 쥐에게서 막 유동성이 활발해지면서 근육량과 근력이 늘어나는 현상이 관찰됐다.

권 박사는 "노화에 따른 유전자 발현 변화가 근육세포 지질 성분에 화학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이것이 물리적인 세포막 유동성 조절로 이어진다는 것을 밝혀냈다"며 "노화 지연을 위한 신약 개발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