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직접투자로 고사 위기 운용업계 "액티브ETF 규제라도 풀어달라"

조선비즈
  • 이경민 기자
    입력 2020.12.17 06:00

    공모펀드에서 이탈해 직접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 증가로 위기를 맞은 운용업계에서 ‘주식형 액티브 ETF(상장지수펀드)’가 새 돌파구로 떠올랐다. 주식형 액티브 ETF는 일정 비율로 기초자산인 지수를 추종하면서 나머지는 자유롭게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지수형 ETF와 액티브 펀드의 중간 성격을 띤다.

    금융당국은 올해부터 처음으로 주식형 액티브 ETF 상장을 허용했으나 운용사들은 벤치마크(비교) 지수와의 상관계수를 0.7 이상 유지하고 운용 포트폴리오를 매일 공개해야 하는 규정 때문에 사실상 액티브 운용의 취지를 살리기 어렵다며 규정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기존 지수형 ETF는 비교지수와의 상관계수를 0.9 이상 유지해야 한다.

    조선DB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최근 주식형 액티브 ETF 관련 일부 규정을 완화하는 방안을 금융위원회에 전달했다. 방안에는 비교지수와의 상관계수를 0.7 아래로 낮추고 포트폴리오를 한 달 이내로 지연 공시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와 더불어 규정 완화에 따른 부작용 등 우려되는 부분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부터 주식형 액티브 ETF 상장이 허용되면서 지금까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AI코리아그로스액티브’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혁신기술테마액티브’ 등 총 2종이 상장했지만 아직 눈에 띄는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종의 액티브 ETF는 최근 한 달간 약 10%의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12.1%)과 코스피 수익률(11%)보다 낮았다.

    운용사들은 비교지수와 상관계수를 0.7 이상으로 유지해야 하는 규정을 맞추기 위해 보수적인 운용을 하다보면 비교지수 수익률을 넘는 성과를 내기가 어렵다고 주장한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비교지수와 상관계수를 0.9 이상으로 맞춰야하는 지수형 ETF보단 운용 자율성이 있지만 0.7도 여전히 높다"며 "결국 대부분 코스피 종목을 담고 소수 몇몇 종목만 바꿔 담을 수 있어 차별화에 한계를 느낀다. 특정 업종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를 추종하는 테마형 ETF만도 못하다"고 했다.

    2종의 액티브 ETF는 각각 코스피지수를 비교지수로 삼아 상관계수 0.7 이상을 유지하면서 각 전략에 맞춰 다른 종목에 투자한다. ‘KODEX 혁신기술테마액티브’는 70%는 코스피 종목에, 30%는 혁신기술 종목에 투자하며 ‘TIGER AI코리아그로스액티브’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성장주에 투자한다. 둘 다 코스피지수를 비교지수로 삼다보니 수익률도 거의 비슷하게 나온 것이다.

    한국보다 앞서 주식형 액티브 ETF를 활성화한 미국은 상관계수 규정이 없고 포트폴리오를 1개월 또는 1분기에 한 번 지연공시하는 ‘블라인드 방식’을 도입했다. 사실상 주식형 펀드를 증시에서 주식처럼 사고 파는 것과 다름없다. 특히 액티브 ETF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미국 운용사 아크 인베스트(ARK INVEST)가 액티브 ETF로 압도적인 성과를 내면서 미국 내 액티브 ETF에 대한 투자 열기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연초 이후 최근까지 미국 액티브 ETF 시장에서 ARK의 ETF 5종이 100~180%의 수익률을 내며 상위 1~5위를 차지했다.

    국내 운용사들이 액티브 ETF에 대한 규제 완화를 적극 요구하고 나선 이유는 최근 공모펀드 자금 이탈이 심화하면서 그나마 주식시장에서 편하게 거래할 수 있는 ETF로 투자자 관심이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모펀드 불신이 커지면서 큰 위기를 맞은 중소형 자산운용사들은 투자자와의 접근성을 키우는 액티브 ETF를 "유일한 돌파구"로 보고 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과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은 내년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준비 중이며 에셋플러스도 운용을 검토 중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액티브 ETF를 도입한 지 얼마되지 않아 단기간 내 규정이 바뀔지 의문"이라며 "국내에선 여전히 ETF를 지수를 추종하는 안정적인 수익 상품으로 보는 시각이 크기 때문에 상관계수를 더 낮출 경우 투자자 보호 이슈가 생길 수 있어 아직은 우려되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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