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까지 미등기임원에 지급한 금액 기준

국내 주요 기업이 올해 3분기까지 미등기 임원 한 명에게 지급한 평균 임금은 2억800만원 수준으로 부장급 이하 일반 직원(5400만원)보다 4.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원과 직원 간 임금 격차는 올해 4.71배로 작년 같은 기간 4.4배에 비해 격차가 커졌다.

15일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업체 유니코써치가 국내 주요 기업의 최근 2년간 3분기 인건비 및 평균 보수 변동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3분기 기준으로 이 기업들의 직원 1인당 평균 임금은 5496만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6만원(0.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15일 밝혔다. 반면 임원 한 명당 받은 평균 임금은 2억4189원으로 1705만원(7%) 많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조사 대상 기업군은 15개 업종별 매출 상위 20곳씩 총 300개 상장사로, 각 년도별 3분기(1~9월)까지 지급한 인건비 현황을 기준으로 삼았다. 조사 대상 임원은 미등기 기준으로 CEO를 포함한 사내외 등기이사는 조사에서 제외했다.

조사 결과 임원 평균 임금이 가장 높은 회사는 메리츠증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메리츠증권의 올해 3분기 보고서 기준 미등기 임원 수는 38명인데, 이들에게 지급한 인건비는 319억원으로 임원 1인당 평균 8억4210만원을 받았다.

엔씨소프트(036570)(6억5020만원), 삼성전자(005930)(5억6990만원) 임원들은 평균 5억원 이상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외에도 △SK하이닉스(000660)(4억8270만원) △포스코케미칼(4억7790만원) △LG생활건강(051900)(4억7200만원) △SK텔레콤(017670)(4억5560만원) △포스코(4억5100만원) △GS건설(006360)(4억3670만원) △LG전자(066570)(4억3060만원) 등이 고액 연봉을 지급했다.

부장급 이하 일반 직원 평균 임금이 가장 높은 곳 역시 메리츠증권으로, 직원은 평균 1억1970만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삼성증권(016360)(9490만원) △NH투자증권(005940)(9430만원) △SK텔레콤(017670)(9060만원) △미래에셋대우(8930만원) 순으로 직원 평균 임금이 높았다.

업종별로 보면 임원과 직원 간 보수 격차가 가장 큰 곳은 전자 업종으로, 7.36배 차이가 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무역·유통(7.26배) △정보·통신(5.93배) △식품(4.41배) △금융(4.2배) 등이 뒤를 이었다.

반대로 기계 업종은 2.25배로 임원과 직원 간 임금 격차가 가장 적었다. △운수(2.92배) △제약(2.94배) △고무·플라스틱(3배) △자동차(3.29배) 등도 차이가 적은 편에 속했다.

김혜양 유니코써치 대표는 "코로나19 상황에서 IT와 증권 업종 등은 오히려 인건비를 늘렸지만, 유통·운수 업종 등은 고용 인원과 인건비를 줄여 위기를 극복하려는 흐름이 강했다"면서 "이에 업종 간 임원 및 직원에게 돌아가는 임금 차이가 확연히 드러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