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21%, 한우 16% 상승… AI 확산으로 닭고기 값도 들썩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가정에서 육류 소비가 늘면서 돼지고기·소고기·닭고기 가격이 오르고 있다.

8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7일 돼지고기 1kg 도매 가격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5.4% 오른 4928원을 기록했다. 삼겹살 소비자 가격은 1kg에 2만1850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1.6% 상승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일평균 돼지고기 도축은 비슷하지만 코로나로 가정에서 소비가 늘며 값이 뛰었다"고 했다.

한우 가격도 뛰었다. 1등급 등심 1kg 도매 가격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7% 오른 6만8767원, 소비자 가격은 16.4% 오른 10만2579원이다. 농촌경제연구원 측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과 비대면 판매, 추석 선물세트 수요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전라도와 충청도, 경기도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닭고기 값도 들썩이고 있다. 닭고기 1kg 도매 가격은 2601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8.5% 올랐다. 조류인플루엔자로 농가에서 닭을 대량 처분하고 병아리를 제때 입식(入殖)하지 못하면 닭고기 공급이 부족해질 수 있다.

이에 내년 초 치킨 가격 등이 오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치킨 프랜차이즈는 6개월~1년 단위로 육계(肉鷄) 계약을 맺기 때문에 당장 영향을 받지는 않지만, 닭고기 가격 인상이 길어지면 버티기 쉽지 않다. 2016년 조류인플루엔자 사태 때도 치킨 값이 도미노 인상했다. 이에 하림 관계자는 "며칠 수급이 모자랄 수 있겠지만 아직 납품에는 문제 없는 수준"이라고 했다.

식품 업계도 고깃값 인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CJ제일제당(097950), 풀무원(017810), 해테제과식품 등은 만두에 국산 돼지고기를 사용하고 있다. 대상(001680)도 치킨너겟, 치킨텐더에 국산 닭고기가 들어가며 오뚜기(007310)는 3분 스위트칠리 치킨, 바베큐치킨 등에 국산 닭고기를 쓰고 있다.

해외에서도 육류 가격이 오름세를 보인다. 미국 시장 조사 기관 칸타 월드패널 디비전에 따르면 올해 7월 20일부터 10월 11일까지 가정 내 평균 돼지고기 구매량은 5.99kg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5%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