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 "등록금 반환 요구 부담...대면수업 확대할 것"
자체 자가진단 앱 개발·보급...'정서적 치유' 사진전 개최
"대학 내 확진자가 한 명이라도 나오면 집단감염 위험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되면서 대면수업으로 전환하는 대학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두, 세자릿수를 넘나들고 있어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7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전문대학을 포함해 전체 332개교 중 대면·비대면 수업을 병행하는 대학은 123개교(37%)로 가장 많았다.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결정하는 대학은 57개교(17.2%)로 나타났다. 전면 비대면으로 수업하는 대학은 22개교(6.6%)에 불과했다.

지난 21일 중간고사 기간을 맞이한 서울 시내의 한 대학 캠퍼스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부분 대학들은 이르면 중간고사를 기점으로 대면수업 전환에 들어갈 예정이다. 지난 1학기부터 제기돼 온 등록금 반환 문제를 의식한 학사운영으로 보인다.

황인성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사무처장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만큼 대면수업을 확대하는 대학이 많아질 것"이라며 "2학기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는 대학생들의 목소리가 크고 관련 법까지 국회를 통과한 만큼 대면수업을 조금이라도 늘리려는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연세대의 경우 2학기 중간시험이 끝나는 이번 주부터 부분적 대면수업을 시작한다. 서강대도 다음 달 10일부터 대면수업을 재개한다고 공지한 상태다. 서강대 관계자는 "상황이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강의 당 인원 수나 수업의 성격 등을 따져 대면·비대면 수업 등 운영계획이 변경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월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에서 열린 2020학년도 1학기 등록금반환운동 TF 발족 기자회견에서 참가 학생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양대와 한국외국어대는 지난 13일부터 대면수업으로 전환했다. 한양대는 이론 과목 중 수강생 20명 이하인 강의는 대면수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한국외대도 수강인원 12명 이하인 강의는 전면 대면수업으로 전환했다.

대학들이 대면수업을 확대하면서 코로나19 예방과 치유를 위한 학내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충북대는 안전한 수업 진행을 지원하기 위해 코로나19 자가진단 앱을 개발해 학생들에게 보급했다. 발열, 기침 등 의심 증상, 확진자 접촉, 확진자 발생 장소 방문, 동거 가족의 자가격리 여부 등을 직접 입력할 수 있다. 진단 결과는 학과 담당자와 수업 담당 교수에게 실시간으로 공유된다.

중앙대는 코로나19에 따른 학생들의 정서적 불안을 치유하기 위한 사진전을 선보이고 있다. 다음 달 13일까지 '보이는 소리들(The Visible Voices)'이라는 주제로 서울캠퍼스 중앙광장에서 열린다.

지난 8월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한 대학교에서 졸업식이 열렸지만, 인근 상권 음식점들은 여느 때처럼 붐비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일부 학생들은 "여전히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큰 상황이라 학생들의 안전이 우선돼야 한다"며 반발하는 모습이다. 지난 9월 이후 현재까지 코로나19 대학생 확진자 174명, 대학 교직원 확진자 26명 등 총 200명이 나왔기 때문이다.

한 대학 재학생은 "거리두기가 완화됐다고 할지라도 대학교에는 전국 각지에서 수많은 학생이 모이므로 확진자가 한 명이라도 나올 경우 집단감염 위험이 크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학생은 "발열 체크 없이 교내 건물에 입장하는 사례가 발생하는 등 생각보다 방역이 철저하게 이뤄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