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우 교수팀, 전극 입자 크기 아닌 화학반응 경로 조절해 효율 높여
"고출력 2차 전지 개발 기반 마련"

고출력 2차 전지용 전극의 충전 속도 측정 결과.

국내 연구진이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전기차 배터리의 충전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전극 기술을 개발했다.

강병우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윤원섭 성균관대 에너지과학과 교수와 함께 2차 전지 전극 물질의 입자 크기를 줄이지 않고도 충·방전 시간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성과는 ‘에너지 엔 인바이러먼털 사이언스(Energy & Environmental Science)’ 최신호에 게재됐다.

리튬이온 배터리와 같은 2차 전지의 충전 속도를 높이려면 두 전극을 이루는 물질의 입자 크기를 줄여야 한다. 입자가 작아질수록 배터리 크기당 용량에 해당하는 에너지 밀도도 작아지기 때문에 이 방법 사용에 한계가 있었다.

배터리 작동 시 두 전극을 이루는 물질은 리튬과 결합해 새로운 물질로 변하는 화학반응을 거치고, 이 과정에서 전기를 얻거나 잃어 충·방전된다. 연구팀은 이 화학반응 과정의 경로를 바꿈으로써 충·방전의 효율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1그램당 160암페어시(mAh)의 용량을 갖는 물질을 상용해 배터리 전극을 만들어 충전 속도를 측정한 결과 6분만에 90%까지 충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 교수는 "빠른 충·방전, 높은 에너지 밀도, 오랜 성능 유지 시간 등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2차 전지를 개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