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이 물류센터 직원 안전관리 소홀에 대한 의문을 불식시키기 위해 실제와 다른 내용을 발표하거나 의료처치 기록 등을 은폐해 왔다고 미 PBS방송이 1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미 탐사보도센터(CIR)는 이날 ‘PBS뉴스아워’ 방송을 통해 아마존이 2016년부터 작년까지 매년 직원 부상률이 상승했지만, 공식 성명 등에서는 이러한 의혹을 감춘 채 안전 수준 향상이 있었다는 잘못된 내용을 발표해 왔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아마존은 대규모 할인 행사가 이뤄지는 기간 동안 물류센터에 과도한 부담이 가해지면서 직원 부상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전면 부인해 왔다. 일례로 아마존은 작년 11월 공식 성명을 통해 아마존의 자체 할인행사 기간인 ‘아마존 프라임 데이’와 사이버먼데이 기간 동안 "직원 부상률이 평소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줄어들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PBS에 따르면 이는 실제와 다른 내용이다. 아마존 자사 통계에 따르면 작년 프라임 데이와 사이버먼데이 기간 동안 아마존 직원들의 부상률은 100명 당 11명 수준으로 오르면서 해당 년도 하반기 동안 가장 높은 부상률을 기록했다. 프라임 데이 직후 부상률은 100명 당 9명 꼴로 하락했고, 사이버먼데이 전까지 계속해서 8명~9명 선을 지키다가 다시 사이버먼데이 때 급등했다.
또한 아마존이 부상당한 근로자들을 제대로 기록하지 않고 부상률 통계를 낮추려 했던 내부 정황도 드러났다. PBS에 따르면 아마존 내부 기록에는 콜로라도 물류 센터의 높은 부상률이 ‘미 산업안전보건청(OSHA) 규정상 공식 기록을 남겨야 하는 처치를 시행한 외부 의료업체의 탓’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아마존은 이후 의료업체를 교체했고, 해당 센터의 부상률 기록은 줄어들었다.
익명의 의료업체 직원은 "일정 수준 이상의 부상이 공식 기록에 남으면, 업체와 (아마존 사이의) 계약이 위협에 처한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며 "관리자들로부터 ‘기록에 남도록 하지 말라'는 압박을 받았다"고 말했다.
캐서린 파간 OSHA 전 의료담당자는 "수년 간 아마존을 조사한 결과 부상자가 발생할 경우 사내 응급조치실에서 간이 조치만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우리는 의료 기록들로부터 아마존 관리자들이 외부 의료서비스 이용을 막았다는 정황 증거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PBS는 이 외에도 작년 제프 윌크 아마존 소비자사업부문 최고경영자(CEO)가 "로봇을 활용한 물류센터에서 안전성 향상이 있었다"고 주장한 것 역시 통계적 근거가 없으며, 오히려 로봇을 활용한 센터들이 더 높은 부상률을 기록했다고 반박했다. 오히려 로봇을 도입한 물류센터에서 중증외상자가 50% 이상 더 많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아마존 본부가 위치한 시애틀 지역의 프라밀라 자야팔 상원의원은 "아마존이 제출하는 정보의 정확성을 확신할 수 없어 의원들을 고민스럽게 하고 있다"며 "(아마존 측은) 종종 자신들을 음해하려는 세력이 나쁜 보도를 쏟아내는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이를 온전히 믿기는 어렵다"고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