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스포츠유틸리티차)와 상용 트럭의 경계에 있는 차종(車種)인 픽업트럭은 캠핑, 낚시 등 야외 레저활동이 늘어나면서 저변이 확대되는 분야다. 그동안 쌍용자동차의 독무대나 다름없던 시장이었는 데, 지난해 8월 한국GM이 쉐보레 콜로라도를 출시하면서 경쟁체제가 됐다. FCA(피아트크라이슬러)의 지프 글래디에이터가 최근 출시되면서, 고급차에 해당되는 가격대(6990만원)까지 픽업트럭이 등장한 상태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가 아직 픽업트럭을 만들지 않고 내더라도 한동안 미국 시장 전용 모델일 가능성이 높아, 당분간 쌍용자동차와 한국GM의 경쟁 체제가 형성될 전망이다.

한국GM은 최근 픽업트럭 쉐보레 콜로라도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했다.

한국GM이 최근 출시한 콜로라도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인 쉐보레 ‘리얼 뉴 콜로라도’를 시승했다. 인천 영종도 운서동의 한 호텔에서 인근 오성산에 올라 오프로드 성능을 체험하는 방식이었다. 한국GM이 설치한 구조물 등을 통해 가파른 경사로와 움푹 패어있는 장애물 돌파능력을 시험했다. 또 오성산 내의 자갈길, 진흙탕, 하천 등을 오갔다. 주행거리는 총 14km 정도였다. 시승 모델은 최상위 트림인 Z71-X였다.

한국GM은 최근 픽업트럭 쉐보레 콜로라도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했다.

신형 콜로라도는 엔진, 변속기 등 동력계는 이전 모델과 거의 같다. 외관에서는 높이(전고·1795mm)가 45mm 낮아지는 등 좀 더 날렵한 인상을 준다는 점이 차이점이다. 전장(5395mm)은 20mm 짧아졌는 데 축거(3258mm)는 변화가 없다. 오버행 면에서도 이전 모델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수준이다. 가장 많이 달라진 부분은 전면부 디자인이다. 라디에이터그릴이 검정색 위주에 앞 쪽으로 요철이 있는 디자인으로 이전보다 세련된 인상을 준다. 또 하단 공기 흡입구와 범퍼 부분의 스키트 플레이트(차체 하부 보호판) 디자인이 좀 더 라인이 많이 쓰이는 형상으로 바뀐 것도 특징이다. 내장 측면에서도 큰 차이는 없다.

한국GM은 최근 픽업트럭 쉐보레 콜로라도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했다.

부분 변경 모델의 가장 큰 차이는 최상위 트림인 Z71-X가 추가된 것이다. Z71-X는 17인치 휠, 도어 핸들 및 사이드미러 이외에도 안정적인 내리막 주행을 돕는 힐 디센트 콘트롤(언덕 내리막 제어 장치), 파워 트레인 주요 부분을 보호하는 트렌스퍼 케이스 쉴드 등 주행성능이 강화된 것이 특징이다. 또 4.2인치 디지털 클러스터, 음성인식 기능이 탑재된 8인치 고해상도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무선충전장치 등 편의 사양도 추가됐다. Z71-X 트림 가격은 4499만원으로 이전 모델의 익스트림X 트림 가격(4265만~4350만원)과 비교해 150만~200만원 가량 비싸다. 큰 부담없이 고성능 옵션을 추가할 수 있는 트림을 추가한 셈이다. 또 가장 기본 트림인 익스트림의 가격이 3830만원으로 이전 모델의 기본 트림(3855만원)보다 25만원 낮아지는 등 다른 트림들은 가격이 30만원 전후로 인하됐다.

한국GM은 최근 픽업트럭 쉐보레 콜로라도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했다.

콜로라도의 가장 큰 장점은 경쟁 모델보다 힘이 좋고 험지 돌파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배기량 3649cc 6기통 가솔린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를 사용한다. 최대출력은 312마력(ps)에 달한다. 쌍용차의 렉스턴 스포츠 칸(181마력)은 물론 FCA의 지프 글래디에이터(284마력)보다 출력이 더 높다. 한국GM은 미국에서 시판되는 콜로라도 차량 가운데 최상위 모델을 들여와 판매한다. 미국 현지 모델을 들여오는 만큼, 내장 등 편의사양에서 뒤쳐지는 부분을 엔진 등 구동계 성능의 우위로 메꾸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한국GM은 최근 픽업트럭 쉐보레 콜로라도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했다.

시승 프로그램은 콜로라도의 험지 돌파 능력을 강조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가령 35도 경사의 가파른 길을 오른 뒤,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힐 디센트 콘트롤 기능만 켜고 내려왔다. 안정적으로 느린 속도를 유지하면서 언덕을 내려올 수 있었다. 150cm가 넘는 깊은 구덩이가 연달아 있는 구간을 통과하는 데, 뒷바퀴 중 하나가 떠있는 상태에서도 원활하게 차가 굴러갔다. 25도 또는 30도로 기울어져있는 경사로에 한 바퀴를 걸치고 주행하는 것도 부드럽게 이뤄졌다.

한국GM은 최근 픽업트럭 쉐보레 콜로라도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했다.

오성산은 공항 건설 과정에서 산을 깎아 윗 부분이 평평한 편이다. 그래서 암반이 많이 있는 구간은 없다. 대신 한국GM은 짧은 바윗길을 시승용으로 만들었고, 비가 내린 지 며칠 되지 않아 진흙탕 길이 군데군데 많이 있었다. 작은 저수지를 방불케할 정도로 큰 물웅덩이가 군데군데 있어서 하천 도섭 능력을 시험해볼 수 있었다. 모두 미국에서 미드사이즈 픽업트럭 오랫동안 판매되어온 모델 답게 만족스러운 성능이었다.

한국GM은 최근 픽업트럭 쉐보레 콜로라도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했다.

한국GM은 콜로라도가 스테디셀러 모델로 짐 운반과 트레일러 견인 등 픽업트럭 본연의 성능을 잘 갖추고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500kg 중량의 트레일러를 끌고 가는 데 큰 부담이 없었다. 트레일러로서는 가벼운 중량이긴 했지만, 이 정도 짐을 싣고도 오프로드에서 무리없는 주행을 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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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칸의 경우 특수코팅이 되어있어서 구두를 신었어도 발이 쫙쫙 붙는 듯한 느낌까지 들 정도로 안정감이 있었다. 짐칸 문을 열지 않고도 발 받침대에 오른 뒤 물건을 꺼낼 수 있고, 야간에는 별도로 짐칸에 조명을 비출 수 있다. 또 뒷좌석에서 바로 창문을 열어 물건을 들여오거나 아니면 내보낼 수도 있다. 출입문 밑에 장착된 사이드스텝의 경우 체중이 90kg가 넘는 성인 남성이 두발로 걸쳐 있어도 안정감이 느껴질 정도로 튼튼했다.

한국GM은 최근 픽업트럭 쉐보레 콜로라도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했다.

단점도 없지는 않다. 주행을 하면서 자갈길을 갈 때 서스펜션이 지나치게 단단해 울퉁불퉁한 노면 상태가 운전석으로 그대로 전달되는 듯했다. 쌍용차의 렉스턴 스포츠나 지프의 SUV로 오프로드를 주행할 때와 비교해 매끄러운 주행감은 뒤쳐지는 부분이었다. 또 뒷좌석도 앞좌석을 뒤로 밀쳤을 때 레그룸이 충분하게 나오는 편은 아니었다. 뒷좌석 헤드룸의 경우에도 공간이 좁았다. 깊은 웅덩이를 지날 때 운전석에서도 천장에 머리를 부딪히기도 했다. 미국 직수입 차량의 단점인 다소 투박해보이는 내장도 호오가 갈릴 수 밖에 없는 부분이었다.

한국GM은 최근 픽업트럭 쉐보레 콜로라도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했다.

미국식 픽업트럭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콜로라도는 꽤 괜찮은 선택지로 보인다. 구동계가 뛰어난 데다, 적재 중량이나 견인 능력도 훌륭하기 때문이다. 야외 레저 활동을 즐기는 사람 뿐만 아니라 상용차에 준하는 적재 능력을 갖춘 차가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소구 포인트가 확실한 차량으로 보였다. 가격은 익스트림 3830만원, 익스트림 4륜 구동(4WD) 4160만원, 익스트림-엑스(X) 4300만원, Z71-X 4499만원, Z-71X 미드나잇 에디션 4649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