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업체 AI기술 활용, 주소만 입력하면 바로 산출

기업은행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3분 안에 확정해 알려주는 서비스를 도입한다. 대출자가 은행 창구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주소를 알려주면 주택을 담보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이 바로 산출되는 서비스다. 현재는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이 아파트의 경우 30분, 일반 주택의 경우 1주일 가량 후에 대출 한도를 알려준다.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과 핀테크 기업 탱커펀드는 모든 주택에 대한 담보대출 한도를 3분 이내에 분석해 제공하는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탱커펀드 관계자는 "마지막 점검을 진행하고 있고 서비스를 연내 도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서비스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제공된다. 은행 전산시스템에 대출 신청자가 불러준 주소를 입력하면 해당 주택의 ▲등기부등본 ▲건축물대장 ▲토지이용계획확인원 ▲경매정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등 관련정보가 자동으로 합산돼 대출한도액이 나온다.

현재 기업은행과 시중은행에서는 대출신청이 들어오면 은행 직원이 대법원 등기소 사이트 등에 접속해 개별 서류를 하나씩 확인한다. 아파트의 경우에도 대략적인 대출한도를 알려면 20~30분 가량이 걸린다. 또 KB부동산 시세가 제공되지 않는 일반 주택 등 아파트가 아닌 주택에 대해서는 별도의 감정평가 작업을 진행한다. 이 때문에 대략적인 대출 한도를 알려면 길게는 1주일 가량이 걸린다. 대출한도를 산출하기 위해 감정평가를 할 경우 비용은 대출이 최종 확정되면 은행이 부담하지만 은행이 대출을 거절하거나 대출신청자가 다른 금융사를 이용하면 대출신청자가 부담해야한다.

탱커펀드 관계자는 "서류를 따로 제공하거나 가격산출 과정을 거치지 않고 대출 한도액을 파악하는 기술을 활용해 주택담보대출 신청자와 은행 직원 모두 빠르게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AI기술을 활용한 가격산출과 대출한도 분석 시스템이 도입되면 KB부동산 시세에 대한 논란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은행 대출자들 사이에선 아파트에 대해 제공되는 KB부동산 시세가 정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종종 제기되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대출 한도를 파악하고 대출을 결정할 때 사용하는 아파트 시세는 KB국민은행에서 집계하는 KB부동산 시세를 사용한다.

KB부동산 시세는 각 아파트단지 내 1~2곳의 공인중개업소와 KB국민은행이 협약을 맺고 이들이 알려주는 시세를 지수화해 산출한다. 특정 공인중개업소에 의지하기 때문에 KB부동산 시세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격이 1억원 이상 벌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고 대출자들이 KB부동산 시세에 불만을 제시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기업은행이 앞서 언급한 공공데이터를 합쳐 분석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면 기존 대출한도보다 산출액이 정확해질 수 있다. 또 대출한도액 산출이 빨라지면 실제 대출이 나가는 심사기한도 단축될 수 있다.

기업은행은 일단 이 기술을 영업점 창구에 적용하고 이후 앱(i-one뱅크)에도 적용할 방침이다.
은행 관계자는 "이 기술을 하반기 중으로 영업점 창구에 적용하고 앱을 통한 비대면 부동산 담보대출 상품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