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좋을수록 고용 규모 늘어나… 셀트리온 249명 늘려 1위
세계 최대 바이오공장 신설 계획 삼바, 고용창출 2만7000명 예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장기전으로 이어지면서 국내 경제 전반이 얼어붙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오히려 인재 채용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 기업 실적으로 이어지는 ‘K-방역’의 성과를 위해 고급 인력 확보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19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시가총액 상위 상장사 30곳 중 23곳이 올해 일자리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6월 30일 기준으로 회사의 직원 수는 3만4200명으로 1년 전 3만2885명과 비교해 1315명(4.0%) 늘었다.
올해 상반기 실적이 좋은 회사일수록 신규 채용 규모도 늘었다. 가장 많은 사람을 뽑은 곳은 셀트리온(068270)으로 직원수가 지난해 상반기 보고서 기준 1886명에서 2135명으로 총 249명(관리직·연구직·생산직 포함)이 늘었다. 셀트리온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75.5% 증가한 8016억원을 달성했다. 제약 바이오 업종 매출 1위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역시 작년 상반기 2488명에서 올해 상반기 2717명으로 229명이 증가했다. 제약⋅바이오 상장사 중에선 가장 많은 직원 수를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3년까지 1조 7400억원을 투입해 단일 기준 세계 최대규모인 4공장 건설에 나설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294% 급증한 3077억원,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한 81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26.4%에 달했다. 4공장 건설로 인해 임직원 1800여명이 추가 채용될 예정이며, 별도 건설인력 6400여명을 고용해 생산유발 효과는 약 5조 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SK바이오팜의 경우, 주식 상장을 계기로 일부 퇴사자가 발생했지만 오히려 고급 인력 채용의 기회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SK바이오팜은 경력 연구개발 인력 등을 상시 채용 중인데,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기 위해 미국 진출에 힘쓰고 있는 만큼 그에 맞춘 인재채용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밖에도 셀트리온제약(068760)은 171명, 동국제약(086450)은 153명, 녹십자(006280)는 87명, 종근당(185750)은 58명, 보령제약은 58명, 휴온스(243070)는 53명씩 전체 직원수를 늘렸다.
올해 상반기에만 작년 한해 영업이익의 9배를 벌어들인 씨젠(096530)도 1년 새 직원수가 약 25% 증가했다. 씨젠의 직원 수는 작년 상반기 315명에서 올해 상반기 395명으로 늘었는데, 회사 측은 연간 채용 인원을 작년(34명)보다 5배 많은 180여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하반기에도 22개 직군에서 공채와 상시채용을 병행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생산하는 수젠텍도 최근 늘어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채용 계획을 대폭 수정했다. 전체 직원이 95명인 수젠텍은 올해 연구직 7명 등 정규직 31명과 계약직 수십 명을 뽑기로 했다. 신규 채용규모를 전년 대비 4~6배 정도 늘리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떠나가는 인력을 충원하지 못한 곳도 있었다. 메디톡스와의 균주 소송 등 비용이 많이 나가 올해 2분기 4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대웅제약(069620)은 작년 상반기 1487명에서 올해 상반기 1438명으로 직원수가 49명이 줄어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이 밖에 한미약품(128940)43명, 제일약품(271980)38명, 유한양행(000100)24명, 신풍제약(019170)10명 등의 순으로 직원 수가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