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는 코로나 2차 확산 없을 때 전망
성장률 상향조정 OECD 회원국 중 유일
경제개발협력기구(OECD)가 11일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6월 -1.2%에서 0.4%P(포인트) 높은 -0.8%로 상향 조정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2차 확산이 발생하지 않을 것을 상정한 전망치다. OECD가 성장률을 상향 조정한 나라는 회원국 가운데 한국이 유일하다.
이날 OECD는 ‘한국경제보고서(OECD Economic Surveys: Korea 2020)’를 내고 이같이 밝혔다. OECD는 2년 주기로 회원국의 경제동향・정책 등을 종합해 분석・평가하고, 정책 권고 사항을 포함한 국가별 검토보고서를 발표한다. 당초 한국경제보고서는 5월에 발간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영향을 반영하기 위해 일정을 8월로 연기했다.
OECD는 한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보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조정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3일 발표한 2020년 2분기 GDP(속보치)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우리나라 GDP는 전기 대비 3.3% 감소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9% 감소해 외환 위기 당시였던 1998년 4분기(-3.8%) 이후 최저치였다.
2차 확산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민간 소비는 종전 대비 0.5%P 상향 조정한 -3.6%로 전망했다. 총 투자는 -0.7%에서 2.9%로 수정했다. 다만 수출은 기존 전망치 -2.6%에서 3.1%P 하향 조정한 -5.7%로 내다봤다.
OECD는 코로나19의 2차 확산이 발생하는 것을 상정한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종전 -2.5%에서 -2%로 0.5%P 상향 조정했다. OECD는 "한국은 코로나19의 (1차) 확산을 효과적으로 억제했고, 봉쇄 조치를 하지 않아 경제적 충격도 다른 나라에 비해 덜하다"라고 설명했다.
OECD는 "세계 경제 둔화 등으로 수출 전망은 하향 조정했으나, 정부의 내수 활성화 정책 등에 힘입어 내수지표는 상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주요 수출 상대국인 국가들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하고, 이어지고 있는 미·중 무역 갈등이 리스크로 작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OECD는 "고용은 3월 이후 도소매·음식숙박업 및 임시·일용직 중심으로 감소했지만, 고용 위축이 다른 주요국에 비해 크지 않은 수준"이라면서 "다만 세계경제 침체 및 글로벌 공급망 약화 등에 따른 교역량 위축은 수출·투자 등에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OECD는 한국 정부의 재정 정책이 "매우 확장적"이라고 했다. 대규모 재정 지원으로 재정 적자가 발생하겠지만, 그럼에도 재정을 통한 경기 뒷받침을 이어가야 한다고 권고했다. 다만 OECD는 "장기적으로는 고령화에 따라 공공 지출 증가가 전망되므로, 재정의 지속 가능성 확보를 위해 정부 수입을 늘려야 한다"고 했다.
부동산 문제에 대해 OECD는 한국의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OECD는 "장기 추이로 볼 때 전국 단위의 실질 주택 가격 등은 효과적인 정책 대응 등으로 OECD 평균에 비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완화적인 정책 기조를 유지하되 향후 시중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으로 과다하게 쏠리지 않도록 유의하라고 권고했다.